[뉴스토마토 홍지영기자] 지난 60년간 절대 군주제를 유지해온 석유왕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분노의 날'을 하루 앞두고 일촉즉발의 상황에 직면했다.
10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사티야지 다스 글로벌 금융 전문가는 "사우디의 정정불안이 현실화할 경우 원유 수급에 대한 불안요인은 더 극심해 질 것"이라며 "그럴 경우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 3만여명 대규모 시위 예고..시위 격화될 땐 피해 막대
사우디에서는 3만여명의 국민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11일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이들은 직접 선거를 통한 국회의원 선출과 여성인권신장, 정치범 석방도 함께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정부는 36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시중에 푸는 등 회유책도 동원해봤지만, 결국 모든 시위·집회를 금지한다는 엄포를 놨다.
리비아 사태와 마찬가지로 유혈충돌은 물론 협박수단으로 원유 시설 폭파가 이용될 가능성도 커보인다.
10일(현지시간) '분노의 날'을 하루 앞두고 정치적 사범을 요구하며 동부 유전지대인 '알-카티프'의 길거리로 나온 시아파 주민 800여명에게 처음으로 총부리가 겨눠졌다.
일부 외신들은 경찰의 발포로 다친사람이 20명에 이를 것이라 보도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사우디에서 시위가 격화될 경우엔 리비아 사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리비아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2%를 차지하는데 불과하지만, 사우디는 절반가량의 원유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원유시장의 '큰 손'이기 때문이다.
◇ '빵'의 문제 아닌 '종교분쟁'..예고된 갈등
전문가들은 사우디에서의 시위 촉발 원인이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종교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보고있다.
다른 국가들은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등 빈곤에 대한 불만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사우디는 풍부한 오일머니로 비교적 윤택한 경제 상황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우디에는 고질적인 종교 분쟁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전체 인구의 10%가량을 차지하는 소수파인 시아파는 사우디 인구 다수로 구성된 수니파에 비해 박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종교적인 이유로 수감된 사람된 사람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이 뿐 아니라 수니파 중에서도 사우디의 민주화 혁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사우디의 성장통은 이미 오래전 예고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한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 달 사이 배럴당 85달러에서 105달러를 급등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보다 1.6달러(1.6%) 내린 배럴당 102.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달러화 강세로 장초반 하락세로 출발하며 장중 한때 100.6달러까지 내려갔지만, 사우디 경찰의 발포 소식과 함께 낙폭이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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