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부산저축은행 등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본격적인 저축은행 인수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29일 부산, 대전, 부산2, 중앙부산, 전주, 보해, 도민 등 7개 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경영개선 명령을 내렸다.
이들 저축은행은 45일 이내 유상증자 등을 거쳐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매각절차를 밟아야 한다.
◇ 자체 정상화 가능성 희박..강제매각 수순 갈 듯
금융권에서는 이들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 등을 고려할 때 자체 정상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며 강제매각 절차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들 저축은행의 부실은 당초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보해저축은행이 -91.35%에 달했으며, 부산(-50.29%), 부산2(-43.35%), 중앙부산(-28.48%), 대전(-25.29%), 전주(-11.56%), 도민(-5.32%) 등 7개 저축은행 모두 마이너스였다.
이에 예금보험공사는 저축은행들이 정상화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 매각절차도 병행 추진하기로 했으며 5월 중 입찰공고를 시작으로 오는 6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매각방식은 인수자가 자산과 부채를 떠안는 자산·부채 이전(P&A)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7개 저축은행에 대한 세부적인 매각 방안이나 입찰참여 자격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지주만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게 인수 자격을 보수적으로 제한하지 않는다"며 "자산규모와 자기자본으로 우량규모를 제한할 경우 잠재적 인수자는 계열사 포함해서 60여개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산규모나 자기자본규모, 저축은행 규모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며 추후 예보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금융지주·2금융권 저축銀 인수에 '눈독'
시장에서는 금융지주를 비롯해 대부업 등 2금융권 금융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이미 금융시스템 안정차원에서 저축은행 인수에 참여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한 우리금융은 추가로 1~2개 저축은행을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도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오면 인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KB금융지주는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기본 책임을 전제로 상황을 봐서 판단하겠다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기업 계열이나 금융지주 자회사인 캐피털사와 보험사들도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옛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다 무산된 보험지주사인 메리츠금융지주를 비롯해 키움증권과 캐피털사 등도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어 인수전에 뛰어들지 주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리스크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이번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는 금융사들이 여럿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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