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승현기자] 주식워런트증권(ELW) 문제로 소송중인 증권업계가 한국거래소(KRX)의 자료 미비로 소송과 관련된 핵심 데이터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ELW 소송 준비를 위해 거래소 측에 스캘퍼(초단타매매자)들과 일반투자자들 간에 계좌 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했다. 이는 검찰의 기소가 적합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자료다.
ELW와 관련된 검찰 기소의 핵심은 스캘퍼들이 증권사로부터 특혜를 제공받아 일반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막대한 이득을 남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ELW 시장을 아는 업계 전문가들은 스캘퍼와 개인투자자들은 모두 유동성공급자(LP), 쉽게 말해 증권사로부터 수익을 남기는 것이지 서로 간에 이익을 뺏는 구조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검찰 기소가 적합한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스캘퍼들과 일반투자자들의 수익률 사이에 연관 관계를 밝혀야 하기 때문에 거래소에 이에 관련된 자료를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거래소 측에서는 ELW 매매와 관련된 데이터는 있지만 각 계좌별 잔고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수익률을 산출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관계자는 “계좌별 매매 체결 건수나 매매 대금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는 통계를 내서 충분히 제공했다”며 “그러나 매매자별로 잔고의 계좌 확인은 시스템 상 불가능해 지원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계좌별 수익률 확인은 각 증권사 별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거래소로부터 자료를 받기 원하는 것은 ‘공신력’ 때문이다. 소송 당사자인 증권사들이 제출한 자료 보다는 주식시장을 총괄하고 있는 거래소의 자료가 법정에서 훨씬 더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것.
현재 증권업계는 유가증권시장 본부 대신 시장감시본부 측에 계좌별 수익률을 산출할 수 있는 자료제공 여부를 타진하고 있지만 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감시 측에서도 거래상에 위법성 여부가 의심되는 사안이 있을 때만 조사 목적으로 각 증권사에 계좌별 잔고 상황을 넘겨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스캘퍼와 일반 투자자들을 구분짓는 기준도 모호하다"며 "시장의 구조가 스캘퍼와 일반 투자자들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정에서 이를 산술적 데이터로 입증하는것이 주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안승현 기자 ahn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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