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46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SC제일은행 노동조합원들이 11일 속초에서 서울로 상경해 사측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성과급제에 대한 노조의 요구를 들어줬기 때문에 파업 명분이 이제 없는 것 아니냐"며 "조속한 현장 복귀를 바란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지부 파업 조합원 2500여명은 1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동대문, 서대문, 남대문에서 본점까지 거리선전을 펼친 뒤 오후 3시 SC제일은행 본점 맞은편인 보신각 앞에 모였다.
김재율 SC제일은행 노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임원들이 수억원의 성과금을 가져가고 60%가 넘는 주주배당금을 가지고 갔다"며 "경영주들은 자신들의 성과만 신경쓰지 한국의 문화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소리 높였다. 이에 노조원들은 일제히 "투쟁"으로 답했다.
SC제일은행 조합원들이 나눠준 'SC제일은행 고객님과 국민들께 드리는 글'에는 "지금의 파업사태는 한국의 문화를 무시한 개별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해 결국 직장을 스스로 떠나도록 만드는데 있다"고 써 있었다.
더불어 "인수후 바로 상장을 폐지하고 고금리대출로 직원과 고객에게 불신을 초래하는 등 단기실적에만 치중한 경영진들의 과오가 크다"며 "뿐만 아니라 2009년에는 2008년 이익을 잘못 공시해 약 1100억원을 정정공시하고 최근에는 불법거래인 원자재거래의 알선을 통한 수수료 수익으로 감독당국에 징계를 받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SC제일은행 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 고용노동부, 은행연합회까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리처드 힐 행장을 비롯한 사측은 꿈쩍도 하고 있지 않다"며 "요구를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힐 행장의 태도 등으로 교섭도 결렬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SC제일은행노동조합은 리차드 힐 SC제일은행 행장에게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과 고객, 언론사가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공식문서로 요청했지만 사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이 없는 상태다.
더불어 금융노조는 SC제일은행 사측이 ▲ 개별성과급제 ▲ 상시명예퇴직제도 폐지 ▲ 후선역제 전직원 확대를 2010년 임단협 합의 등을 노사 합의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다고 전했다.
사측 관계자는 11일 노조의 상경집회에 대해 "물리적인 충돌 없이 직원들이 안전하게 노조의 대규모 집회가 진행, 마무리 되고 대규모 집회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은행은 노조가 협상을 하지 않고 물리적인 실력행사를 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는 이유로 내걸었었던 파업의 명분(성과급제 도입)이 남아있지 않은 만큼 조속히 협상테이블로 돌아와 협상을 통해 현 상황을 해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노조는 SC제일은행지부를 비롯한 모든 금융노동자 지부가 참여한 가운데 오는 27일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금융노동자 총파업 진군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이 함께 참여해 신입직원 임금 삭감 문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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