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가속도 붙었나..작년 일평균 자살자 사상최고
2011-09-09 14:12:36 2011-09-09 17:25:39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자살률 증가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1983년부터 1994년까지 10만명 당 10명 미만이던 자살률이 1995년에 10명 이상으로 뛰어오르더니 2003년 8년만에 10만명 당 20명대로 2배 늘어났다.  이보다 더 짧은 6년만인 2009년에는 30명대로 3배 늘어나는 등 자살률은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자살률은 31.2명을 기록했다. 2009년 31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0명대에 진입한 이후 전년대비 또 0.5% 증가했다.
 
자살률이 20명대에 진입한 것은 2003년 22.6명을 기록하면서부터다.
 
증가추세를 이어오고 있는 우리나라 자살률은 가속도가 붙어 점점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살률은 전체인구 중 자살사망자수로 인구 10만명 당 수치로 집계한다.
 
◇ 노인·남성 자살률 높아...OECD 최고 수준
 
통계청의 2010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작년 자살로 인한 사망은 하루 평균 42.6명으로 통계작성을 시작한 198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0여년 간 자살로 인한 사망률 순위도 7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1순위는 자살이며, 40대와 50대 사망원인 2순위도 자살이다.
 
자살률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해 80대 이상 자살률은 20대보다 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 작년과 비교했을 때 ▲ 70대(5.7%) ▲ 40대(3.8%) ▲ 60대(1.7%) 순으로 자살률이 증가했다.
 
작년 남성의 자살률은 41.4명으로 여성 21명보다 1.97배나 높았다.
 
남녀 간의 자살률 성비는 10대에 1.07로 가장 낮고 이후 증가해 60대 남성은 여성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OECD 국가간 자살률을 인구구조를 표준화한 뒤 비교해보면, 인구10만명 당 우리나라는 28.1명으로 OECD 평균 11.3명의 두배를 훨씬 넘는다.
 
▲ 일본 19.7명 ▲ 프랑스 13.8명 ▲ 미국 10.5명 ▲ 독일 9.1명 등 주요회원국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다.
 
◇ 사회·경제·문화적 요인 영향 많이 받아
 
자살률이 이처럼 급증하는 데에 대해 이광자 이화여대 간호전문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회·경제·문화적 요인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보다 ‘우리’ 개념이 강해 개인의 정체성이 약하고 주변 눈치를 보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즉, 지금처럼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는 남과 다르면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과 더 큰 빈곤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에서 유명인의 자살이 있은 후에 유사한 방식으로 잇따라 자살이 일어나는 베르테르 효과가 높고, 생활고 자살을 의미하는 경제(economy)와 자살(suicide)의 합성어인 '이코노사이드'가 많다는 사실은 사회·경제·문화적 요인이 우리나라 자살률을 높이는 주범이라는 데 힘을 실어준다.
 
실제로 자살률이 20명대에 진입한 2003년 당시 2002년의 카드사태로 신용불량자가 대거 양산되면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이들의 자살이 급증했다.
 
자살률이 30명대에 진입한 2009년은 2008년 10월 탤런트 최진실씨의 자살을 비롯해 연예인들의 자살이 줄을 이었다. 
 
이 교수는 “지난 8월 주식시장 폭락 시에도 많은 사람들의 자살 소식이 있지 않았냐”며 이같은 사실을 강조하며 “사회통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 연도별 자살자수 및 자살률
   ▲ OECD 국가의 연령표준화 사망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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