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양승태 대법원장이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서다.
양 대법원장은 27일 취임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법원은 법령을 해석하고 통일하는 곳으로, 법령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어야 한다"며 "다양성이 갖춰져야 대법원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의 이 발언은 오는 11월에 퇴임하는 박시환, 김지형 두 대법관의 후임 인선을 앞에 두고 있는 때여서 더욱 주목된다.
양 대법원장은 "성별, 지역, 학교, 나이 등을 다 고려하되 다만, 저변이 넓어야 선택을 제대로 할 수 있는데 현재 법조의 저변이 그만한 다양성을 갖추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기본적으로는 여성 대법관 등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또 법조 현안에 대해 "법조일원화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법부에서도 법조일원화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법관은 기본적으로 인품이 훌륭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어 "현재 우리나라 전체법조인 수는 2만5000명으로 법조일원화를 실시해 이들 중에서 법관을 뽑으려면 5명 중 1명은 정말 인품이 훌륭하고 흠이 없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쉽지 않은 일"이라며 "법조인들이 크게 늘면서 최근 개업한 변호사들이 많은 만큼 여러 측면을 고려해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또 사법개혁과 관련, "국회의 의견은 존중해야 하지만 사법부는 권력분립을 이루는 하나의 축"이라고 강조하고 "입법부도 사법부의 의사를 존중하고, 지나친 간섭은 자제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국민참여 재판의 확대 문제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배심제는 재판과 관련 기본적으로 추진해야 할 업무"라면서 "다만 배심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절차가 쉽지 않은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일반인이 법정절차를 이해함으로써 배심제가 잘 정착된 영미법계와는 달리 민사까지 확대하는 것은 버거울 수 있다"며 "일반인의 법감정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와 함께 청문회에서 밝힌 대법원장 인사권 분산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생각해오던 것으로 실무에서 법원장의 건의를 대폭 반영할지, 아니면 법을 개정할 지를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자신에 대해 보수와 진보 어느쪽에 속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대학 때 별명이 '반골'이었다"며 "지금도 그런 성격이 있는데 보수라고 규정짓는 것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법률을 다루는 이외의 다른 면에서는 잘못된 것을 보면 빨리 바꾸고 개선하는 편"이라며 "단정적인 평가는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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