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은 경쟁자이자 동반자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사장이 지난 16일 저녁 김포공항에서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잡스 추도식 참석차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 얘기다.
주목되는 점은 이 사장이 이날 처음으로 방송사 핀마이크를 단 채 언론과 정식 인터뷰를 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최대 현안인 애플과의 소송전 등에 대해 "팀 쿡과 얘기는 하겠지만 일적인 것은 잘 모르겠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국내 다수의 언론매체들은 이 사장이 스티브잡스 추도식 참석 이후 애플의 최고경영책임자(CEO) 팀 쿡을 만나 특허 소송문제에 대한 대타협을 이뤄내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쏟아냈다.
사실이야 어찌됐건 국내 언론들은 이 사장이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전세계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한 현실에서 사실상 구원투수로서 급부상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사장이 언론을 피하지 않고 본인의 생각을 직접 밝혔다는 점에서 이미 그룹 내 위상에 변화가 온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사장이 그룹의 공식 행사에서 중심적인 역할에 나선 것은 지난 8월 수원 팔달문 재래시장 내 미소금융 수원지점에 대한 길거리 홍보 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행사에는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을 비롯해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김석 삼성자산운용 사장 등 그룹내 금융계열사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삼성 관계자는 당시 "이 사장이 메인으로 언론에 노출되는 공식적인 행보는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이 사장은 그동안 기자들에 둘러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먼발치에서 지켜보거나 곁에서 묵묵히 보좌했을 뿐이었다.
이런 일련의 흐름속에서 최대 현안을 놓고 방송과 정식인터뷰를 했으니, 언론들이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삼성 사정을 잘 아는 한 재계 인사는 "최근 그룹 전반에 불어닥치는 인적쇄신 바람도 그렇고, 가장 민감한 이슈에 대한 이 사장의 첫 공식 인터뷰도 그렇고, 이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최일선에 나서는 시그널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현지 시각으로 16일 저녁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열리는 스티브잡스의 비공개 추도식에 참석한 뒤 팀 쿡 새 CEO와 회동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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