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누구나 한번쯤 물건을 사거나 병원에 갔을 때 억울하거나 당황한 적이 있을 것이다. '소비자가 왕이다'라는 말이 통용되는 시대는 끝난 것이다. 눈 뜨고 코 베이지 않으려면 소비자의 권리에 대해 잘 아는 수밖에 없다. 알아야 손해보지 않는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와 사업자간에 발생하는 분쟁을 원활하게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개정했다. 분쟁 당사자간에 분쟁해결 방법에 관한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나 권고의 기준이 된다. 이에 알기 쉬운 사례와 설명을 통해 소비자들이 기업 등의 사업체에 불합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15회에 걸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4년 전 서울에 거주하는 홍 아무개양은 평소에 치아가 좋지 않은 어머니를 위해 큰 맘먹고 임플란트를 해드리기로 했다.
임플란트를 위해 사전 검사를 한 결과 어머니의 잇몸 뼈가 녹아 내리고 이가 흔들리는 상태로 나타났다. 병원에서 임플란트를 12개하는데 4000만원이 든다고 했다.
모녀가 임플란트 가격에 큰 부담을 느끼자 병원에서는 대신 틀니를 권했다. 그러나 틀니를 하기에는 너무 젊다고 판단한 모녀는 무리해서 임플란트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10개월 후 어머니는 밥을 먹는 도중 임플란트의 나사가 풀려 깜짝 놀랐다. 곧장 시술 받은 병원을 찾아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했지만 병원에서는 어머니가 부주의하게 이를 사용해 나사가 빠졌다며 돈을 다시 내고 시술 받으라고 했다.
모녀는 어이가 없었지만 별도리가 없어 300만원을 주고 또 임플란트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이런 경우 300만원을 지불하지 않고 임플란트를 다시 시술 받을 수 있다.
임플란트 시술은 치아가 없는 부위의 턱뼈에 골 이식·골 신장술 등의 수술을 통해 턱뼈를 충분히 감쌀 수 있도록 부피를 늘린다. 턱뼈에 생체 적합적인 본체를 심어서 자연치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치과 치료다.
따라서 치아 임플란트는 인공 치아·제3의 치아로 불린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치과협회가 논의 후 개정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임플란트 시술 후 1년간 무료로 정기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시술 후 1년 내에 보철물이나 나사가 빠지면 무료로 다시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위 사례에서 보듯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후 나사가 빠져 또 시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 환자는 의사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다시 치료를 받아도 또 빠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따라서 1년 내에 이식체가 두 번 이상 탈락할 경우 시술비 전액을 환급받아 다른 병원에서 시술받을 수 있게 했다.
최근 치과 두 곳 중 한 곳이 임플란트 시술을 하고 있으며, 관련 시장이 연 50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임플란트는 인공 치관과 인공 치아 보철물을 정착하는 시술로, 치과의사 중에서도 치주과·구각외과 등 전문의의 전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또 틀니·브릿지 등의 일반 보철치료에 비해 치료 비용이 더 비쌀뿐 아니라 치료 기간 역시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1년까지 걸린다.
그러나 임플란트 시장이 우후죽순처럼 확대되면서 부작용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76세 주 모씨는 "임플란트를 다시 시술받는 것도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시술을 다 받은 후에도 1년간 씹지를 못해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임플란트 시술이 늘면서 피해 상담 건수도 해마다 급증해 올해는 1200건을 넘었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임플란트 관련해서 환자와 의사간에 분쟁이 발생해서 나중에 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판결을 내릴 때 최종적으로 이 기준을 따르게 된다"며 "따라서 업체에서는 관련 기준을 준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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