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회사 이름이 비디오 게임을 상징하는 게임산업의 거목 닌텐도에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 27일 일본 언론은 닌텐도가 지난해 450억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650억엔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닌텐도는 실적을 공개한 지난 1981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은 없었다.
닌텐도가 위기에 빠진 원인은 ‘혁신’이 사라지고 ‘무사안일’ 주의에 빠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닌텐도에게는 2000년대 초에도 위기가 왔었다.
콘솔 게임 시장에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시리즈가 닌텐도의 콘솔 ‘닌텐도64’, ‘게임큐브’ 등을 앞질렀다.
이 때 닌텐도는 경쟁 게임들과 성능 대결을 벌이는 대신 혁신적인 전략으로 맞서는 것을 선택했다.
일반 스크린과 터치 스크린, 두 개의 스크린을 통해 게임을 하는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와, 조이패드를 벗어나 온 몸으로 게임 조작이 가능한 콘솔 게임기 ‘닌텐도Wii’ 등을 출시했고,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닌텐도가 최근 내놓은 게임기에서는 혁신성이 사라졌다.
‘닌텐도 3DS’는 ‘DS’의 성능을 높이고 입체 영상을 추가한 것에 그쳤다.
‘3DS’는 판매가 부진했고 닌텐도는 ‘3DS’ 가격을 출시된지 1년도 지나지 않은 때 1만엔이나 내리기도 했다.
아직 나오지 않은 차세대 콘솔 ‘닌텐도Wii U’도 ‘Wii’에서 보여준 혁신과는 동떨어져 있다.
혁신에 대해 무기력해진 닌텐도의 모습은 게임 소프트웨어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닌텐도가 출시한 대부분 게임은 ‘포켓몬’, ‘젤다’ 등 기존 인기 게임의 후속작이거나, ‘두뇌 훈련’ 등 기능성 게임들뿐이다.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닌텐도는 똑같은 게임을 그래픽만 더 좋게 포장해서 우려먹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닌텐도를 찾아간 적이 있는데, 닌텐도 측에서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이거나 기능성 게임이 아니면 게임을 출시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닌텐도가 비슷비슷한 게임만 만들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이용자는 들어오지 않고 기존 이용자는 계속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혁신이 사라지고 흔들리는 닌텐도를 통해 최근 대형화, 획일화 조짐을 보이는 국내 게임사들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