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임종석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의 거취가 당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기실 논란은 그가 사무총장직에 인선될 때부터 예고됐었다. 논란은 이내 공천결과와 맞물리면서 내홍의 주요원인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그에 대한 공천은 또 다른 비리 전력자에 대한 칼날을 무디게 했다. 당장 임 총장과 같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의 이화영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이 확정됐다.
청목회 로비 혐의의 최규식 의원과 교비 횡령 혐의의 강성종 의원에 대해서도 형평성을 이유로 칼을 들 수 없게 됐다. 제이유 그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이부영 전 의원도 생환의 길을 텄다.
강 의원이 5일 야권연대를 전제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그나마 당의 고민을 덜어줬다는 측면에서 다행스런 일이다.
뿐만이 아니다. 전대협 의장 출신인 그가 공천 작업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17대 원내를 구성했던 486의 등용은 정략적 의미로 해석되기 충분했다.
민주화 운동 동지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임 총장과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 백원우 공심위 간사를 지목하며 “이들과 친하면 살고, 친하지 않으면 죽는 공천이 됐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486이 제도권 내에서 보여준 기회주의 행태는 열린우리당 붕괴의 단초였음에도 심판 대상으로 전락한 것에 대한 반성 없이 특권을 위한 카르텔을 형성했다.
유권자가 이를 놓칠 리 만무했다. 당 지지도는 새누리당에게 역전을 허용해야만 했고, 당 안팎에선 감동 없는 기득권 공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드높다.
부랴부랴 칼날을 호남으로 돌렸지만 이는 텃밭의 반발을 불러왔다. 친노의 부활 속에 호남의 몰락은 대립 전선을 구축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통합의 본질이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결합은 공천갈등 속에 대립으로 비화됐다.
끝없는 내홍에, 지지부진한 야권연대까지, 그간 정권 심판론에 무임승차하며 오만에 빠졌던 민주당이 자충수를 두며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결자해지다. 임 총장은 억울함을 삼키고 후보직을 반납해 꽉 막힌 공천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자신을 중용했던 한명숙 대표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자신과 당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다.
참여정부 탄생의 과를 안고 부침 속에 18대 낙천마저 수용했던 안희정은 끝내 최고위원에 올랐고, 충남지사에 당선됐다. 버려야 산다는 말의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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