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오는 5월부터 단말기자급제(블랙리스트)가 시행되지만 유심(USIM:범용가입자인증모듈) 호환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 불편이 예상된다.
소비자가 직접 산 휴대폰에 유심칩을 갈아끼울 때 유심 크기가 달라 또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경우 일반 유심이 아닌 마이크로 유심을 채택하고 있어 기존에 구입한 휴대폰의 유심과 규격차로 인해 호환이 되지 않는다.
제조사끼리도 디자인 등을 이유로 유심 사이즈를 다르게 만든다.
이렇게 유심 크기가 다른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변경하면 유심을 재구입해야 해 비용이 추가로 든다.
유심 가격은 금융·교통·NFC·LTE 등 기능에 따라 다르며 통신사마다 5500원에서 1만1000원 정도다.
기존에 쓰던 유심은 명의자 본인만 다시 사용할 수 있어 결국 무용지물로 버려질 수 밖에 없어 자원 낭비다.
펜텍 베가 LTE를 사용하던 정모씨도 이같은 불편함을 겪었다.
그는 최근 삼성 갤럭시 노트를 선물받아 유심칩 호환을 기대하고 대리점을 찾았다.
하지만 기존 휴대폰에 사용하던 유심(USIM:범용가입자인증모듈) 칩과 새 휴대폰 유십칩 사이즈가 달라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대리점 주인은 정씨가 새 휴대폰에 유심칩을 바꾸려면 갤럭시노트에 맞는 마이크로유심을 새로 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화문의 한 휴대폰 대리점 직원은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는 다음달에도 이같은 불편함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3G를 사용하던 고객이 LTE 휴대폰을 구매해 LTE로 가입하려면 무조건 유심을 새로 구입해야 한다.
또 블랙리스트가 도입되더라도 통신3사의 LTE 주파수가 달라 연동이 어려워 유심 호환은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3사 LTE 주파수가 달라 호환이 안된다고 하지만 사실 제조사에서 단말기를 호환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솔직히 돈도 별로 안드는데 제조사나 통신사 모두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각기 다른 유심 크기를 맞춰 소비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조사는 유심칩 크기가 다른 데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유심칩을 표준화하면 내부설계나 디자인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며 "이에 따른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만약 블랙리스트로 문제가 있거나 피해를 본다면 제조업계끼리 합의는 할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계획은 없다"며 "고객이 휴대폰을 살 때 다 고려해서 산 것이라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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