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올 상반기에 예산의 60% 이상이 조기집행 됨에 따라 하반기에는 발주 물량이 급격히 감소, 국내 건설시장이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건설경영협회가 발표한 '2012년 하반기 건설시장 환경변화와 대응' 자료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는 예산의 조기집행과 일부 공기업 발주감소 등으로 발주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건협은 상반기 건설시장이 유럽재정 위기의 재발로 국내 경기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예산을 조기 집행하면서 공공 부문의 수주가 19% 정도 증가했으며, 민간 부문 역시 연초 지방 분양 시장의 호조에 따라 9.28%가 증가해 전체적으로 약 12.1% 증가했다고 전했다.
반면 상반기에 이미 60% 이상 조기 집행된 공공공사가 18.2% 감소하는 등 하반기 국내건설시장은 공공과 민간 모두 동반 침체가 이어져 지난해 하반기보다 14.8%가 급감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예산의 조기집행, 지방자치단체 취약, 일부 공기업 발주 감소 등으로 하반기 공공 발주 물량은 감소될 것"이라며 "민간부문도 국내경기 침체와 부동산가격 상승 둔화로 지방에서도 미분양아파트가 다시 증가하면서 신규 수주가 전년 동기대비 12.9%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김 소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 부동산가격 하락과 금융 부실 등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며 "실수요 위주의 주택담보대출 확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등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과 SOC 투자 위주의 추경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GS건설(006360)경제연구소장은 "올 1분기 국내 공공건설 수주실적이 24.3% 증가했지만, 대형건설사 30개사의 실적은 오히려 1.4% 줄었다"며 이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왔던 대형 국책사업들이 모두 종료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소장은 "올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끝나고 세종시와 혁신도시 공사 발주도 완료되면 대형 국책사업이 모두 종료된다"며 "차기정부가 건설경기를 살리려고 해도 새로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배정해서 발주하는 데는 2~3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공사 물량의 공백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중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편성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추경의 성격상 지역·중소건설업체 지원을 위한 소규모 건설공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대형건설사들에게 돌아올 혜택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이른바 '전략수주'를 통해 적자사업 수주실적을 늘리는 일을 지극히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소장은 "공사물량 축소와 수익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대형건설사들이 유럽 건설업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유럽 건설사들은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활용해 왔다"고 이러한 접근법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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