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화물연대의 파업 첫날인 25일 전국 11개소 항만에서 1100여명이 참여한 출정식이 열렸지만 이날 정오까지는 큰 무리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운송거부가 확대될 경우 경제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파업 참가자들은 부산항 신선대, 인천 남항 등 주요 항만 입구에서 수십명 단위로 방송차량을 동원한 선전전을 전개했다.
앞서 오전 10시에는 의왕ICD 광역교통관제탑(서울경기지부장 이봉주)과 부산신항 PNCT 조명탑(부산지부장 박원호)에서 고공농성도 벌이기 시작했다.
직접적인 운송방해는 많지 않지만 일시적인 도로점거, 화물차 방화 등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항 등 전국 13개 물류거점의 컨테이너 반출입량과 장치율은 아직까지 정상 운영되고 있다.
정오 기준 컨테이너 장치율은 44.1%로 평시(44.5%) 대비 소폭 감소했다.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5만532개로 평시 7만2633개의 69.3% 수준이다. 이는 운송거부에 대비한 물동량 사전반출, 야간작업 특성 등이 반영돼 감소한 것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운송거부 참여대수는 지난 2008년 파업 진행 속도(2206대/18.3%)에 비해 느린 275대(2.7%)가 참여하고 있다.
◇화물연대 가입 컨 운전자 20%..전체 참여시 피해 눈덩이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체 컨테이너 운송자 2만여명 중 20%에 달하는 약 4000여명이 화물연대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파업에 참여한다고 가정했을 때 2만여명이 처리하는 일일 컨테이너 물동량(3만5000TEU)의 20%인 7000TEU이 화물이 고스란이 적체된다.
비상 인력으로 밤샘 작업을 한다고 해도 처리가 쉽지 않은데다 비조합원들의 참여를 독려 또는 강요하고 있어 파업 참여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 24일 새벽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차량 27대에 대한 연쇄방화사건이 발생해 수사기관이 용의자 검거에 나섰다. 정부는 이 사건이 비 화물연대 운전자들에 대한 화물연대의 파업 참여 강요에서 나온 무리수로 해석하고 있다.
만일 화물연대의 파업 참여가 확대, 장기화 될 경우 그 피해액은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2008년 단 일주일 파업 당시 하루 최대 1만3000여명의 운전자가 운송을 거부해 56억3000만달러의 피해가 발생했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무리한 요구로 또 다시 집단 거부를 하고 있는 상황을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정부가 운전자 생계유지 등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만큼 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 표준운임제안은 재벌위한 제도
하지만 화물연대는 당장 물러설 생각이 없다.
화물연대는 표준운임제 법제화, 차주 운임 30% 인상 및 면세유 지급, 노동기본권 보장, 산재보험 전면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표준운임제 법제화에 대한 시각은 정부와 크게 엇갈린다.
화물연대는 정부에 대해 지난 2008년 파업 당시 약속한 사항 중 핵심 사인인 표준운임제 법제화 약속은 지키기 않고 도입 방안을 마련한다는 말만 내놓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이 있듯 사실상 운송사에 고용돼 일하는 노동자인 화물차주에게도 최소한의 수입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정부가 내놓은 표준운임제는 화주가 운송업체에게 지급하는 운임의 적정치를 정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재벌운송사가 대부분의 운송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화물운송노동자를 위한 제도가 아닌 재벌운송사를 위한 제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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