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호기자] 건물 면적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정부의 전기요금 납부제도가 도마에 올랐다.
건물 면적을 기준으로 내야 하는 기본 전력량 요금이 실제 사용하는 양보다 많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굳이 절전운동에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절전 제품 수요 확산을 통한 절전 효과 극대화도 제품 판매시 기업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없어 수요 확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9일 정부 등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지난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업계와 유관기관 대표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절전 우수제품 보급촉진 간담회'를 열고 전력위기에 대응키로 했다.
지경부는 이 자리에서 향후 기업의 절전기술 투자에 대한 지원 강화와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 확충, 에너지 효율관리 품목 확대 등을 통해 절전효과를 극대화 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기업과 소비자들을 절전 운동에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전기요금 납부 방법 때문에 굳이 절전 운동에 동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
사무실을 임대하는 건물주들은 일반적으로
한국전력(015760)으로부터 총 전기사용량을 계약한 후 임차인들에게 전력을 공급한다.
이 때 건물주들은 최대전력 사용량을 감안해 건물의 면적이 클 수록 더 많은 양의 전기를 계약한다.
계약전력량은 전력 사용량에 관계없이 내야 하는 기본요금에 포함되기 때문에 넓은 면적의 사무실을 사용하는 기업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전기량 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낼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이 정부의 절전 운동에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동명 에코센스 사장은 "현재 빌딩 임차인이나 임차기관에서 돈을 지불할 때 전기를 사용한 만큼 내는게 아니라 면적당 내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기업들이 에너지를 절감할 필요를 못느낀다"며 "수요자가 전기를 사용한만큼 빌딩주에게 요금을 내는 구조로 바꾸지 않는다면 에너지 절감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절전 제품 구입 시 소비자에게 이점이 없는 점도 제품 수요 확산을 통한 절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대형 가전제품과 에너지 효율이 낮은 제품에 부과하는 개별 소비세와 같은 제제가 절전 제품 수요 확산의 걸림돌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정부는 일정 소비전력량 이상인 대용량 에어컨과 냉장고, TV 등에 대해 5%의 개별 소비세를 부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절전 제품을 통해 절전 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인센티브를 통해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절전 제품을 거부감 없이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친환경 전자제품을 사면 구입가격의 일정액을 되돌려 주는 '에코포인트 제도'를 통해 절전 제품의 수요를 확대시켜 절전 효과를 이끌어 냈다.
강홍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산업지원본부장은 "오는 2015년까지 연장되는 개별 소비세안을 보면 기존 4·5등급에 부과하던 것을 2등급까지 부과하도록 강화한다고 했는데 제제보다는 수요확산을 위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이 돈을 들여 에너지 효율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들이 수요를 확산시켜 절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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