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헛공약'에 부동산시장 '헛희망'..거래 뚝
취득세 등 거래세 인하 발표에 매수세 실종
2012-08-22 15:54:11 2012-08-22 18:15:31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18대 대선이 임박하면서 정치권은 부동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일부 도입이 불확실한 정책까지 언급되면서 오히려 시장 경색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수요자들까지 혹시나 하는 희망에 거래를 꺼리면서 매매시장이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최근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관계 부처와 ‘하우스푸어 대책 당정협의회’를 열고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적 감면 또는 폐지 ▲취득세 인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소득공제 요건 강화 ▲주택담보인정비율 60% 초과 대출에 대한 금융권 상환요구 자제 ▲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등을 제안했다.
 
그런데 시장에 새누리당이 취득세를 작년 수준인 1~2%로 인하시킬 것이란 소문이 나돌며 매수자들이 주택 구입 시기를 미루는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다. 현행 취득세는 9억원 미만 1주택자는 2%, 9억원 초과나 다주택자는 4%가 적용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7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5만6799건으로 전년동월 대비 22% 감소했다. 실제 지난 해 7월 24건에 매매됐던 개포주공1단지는 지난 달 한건의 거래도 신고되지 않은 상태다.
 
계약 후 60일로 제한된 신고거래기간을 감안해도 감소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렇게 매수자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정치권의 거래세 완화 소식까지 알려지며 매수세는 자취를 감췄다.
 
섣부른 조세정책은 이처럼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기 쉽다.
 
실재로 정부는 지난해 취득세 50% 감면안을 담은 3.22부동산대책을 발표했지만 당시 지방세수 부족을 우려한 지자체의 극심한 반대로 전면 폐지되면서 시장을 교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매수자들은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입주예정자들은 잔금 납부를 연기하고 입주를 미루는 등 혼란이 발생했었다.
 
용인동천태양 공인 박찬식 대표는 “정치권에서 세금을 줄일 것이라고 하는데 부동산침체기 매수에 가담할 사람은 없다”면서 “완화된 것도 아니고 앞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만 심어줘 시장만 더 위축됐다”고 전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거래세 완화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나사렛대학교 남영우 교수는 “개발정책이 발표만으로도 거래를 늘리는 호재라면, 조세정책은 거래를 유보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사전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도입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섣불리 거래세 완화를 발표하는 것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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