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고급 기술과 사업적인 혜안 없이 중국 투자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7일 '중국을 떠나는 기업 중국에 들어가는 기업'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단순히 총량만 보면 흐름을 제대로 보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중국에 대한 FDI가 건수와 사용금액 면에서 8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수와 금액이 모두 감소한 것은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인 1999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해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FDI 정책이 '어서오시오'에서 '무엇을 가져왔나'로 바뀌었으며, 중국 로컬기업들의 기술이 향상됐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전엔 중국에 없는 기술만 가져오면 국내총생산(GDP)을 올려주고 고용을 창출해 준다는 이유로 환영 받았다"면서 "이제는 중국에도 웬만한 기술은 확보됐고 자본도 충분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내부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수출 주도의 성장모델에서 소비 위주의 내수 중심 성장모델로의 전환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임금인상을 통해 구매력을 확충하고, 전통산업 구조 조정 및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경제의 구조전환과 산업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기술에 대해서만 투자가 허용되며, 다른 투자자들이 미처 보지 못한 숨겨진 유망기업들에 투자를 해야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최근 중국에서 철수하는 외국기업 유형을 보면 ▲정부 규제로 인해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사업 의지를 잃은 경우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중국의 임금 급등으로 타격을 입고 사업을 접는 경우가 있다.
또 ▲비용 관리·시장 지위·수익창출 능력 등 종합 경쟁력에서 본토 기업들에 밀려나거나 ▲오염 유발형 투자가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좌절되는 경우 등도 있다.
반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금융·제약·보건의료·유통 등 서비스 영역에서 중국 투자가 활발하며, 내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핵심기술을 들여가는 제조업 사례도 늘고 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중 고기술산업과 현대적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보고서는 '중국 투자는 끝났다'고 보는 것은 단견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 중국 FDI의 둔화는 이러한 방향으로의 변화가 시작되는 과도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시장 여건 개선에 대한 인식이 누적이 되면 이 같은 상황은 역전될 수 있다는 것.
보고서는 "중국 경제가 전 산업영역에서 저개발 상태를 벗어나고 로컬기업들의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중국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중국에 없는 고급 기술이나 남다른 사업적 혜안과 배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3년 내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보다는 10년을 내다보는 과단성 있는 투자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과거 중국은 임금 여건을 중시하는 기업들에게 인기 있는 투자처였으나, 앞으로는 가중치 크기가 '시장>비임금>임금' 순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임금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중공업이나 임금이 비용임과 동시에 구매력을 의미하는 서비스업이나 내수형 제조업이 FDI 주도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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