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전방위 적자..악순환의 늪
공급과잉에 판가하락까지..깊어지는 한숨
2012-11-15 16:31:25 2012-11-15 18:25:57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태양광 업황에 드리운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관련 업체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태양광 업계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중국발 공급과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판가 하락까지 더해지면서 그야말로 이중고에 신음하고 있는 형국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넥솔론(110570)웅진에너지(103130)는 올 3분기 각각 300억원, 3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넥솔론은 적자금액이 349억원 줄었고, 웅진에너지는 오히려 275억원 늘었다.
 
◇태양광, 매출은 줄고 적자는 지속
 
웅진에너지의 경우 이번 분기에 웅진폴리실리콘 장기공급계약 관련 선수금 140억원과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웅진홀딩스 관련 대여금 32억원 등 총 181억원이 대손상각에 반영됐으며, 이를 제외한 영업손실은 153억원 정도다.
 
특히 넥솔론과 웅진에너지, 양사는 매출액도 급격하게 감소하며 악화된 태양광 시장의 상황을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했다. 넥솔론과 웅진에너지의 3분기 매출액은 860억원과 257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5.24%, 70.45% 급감한 수치다.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OCI(010060)도 폴리실리콘 사업 부문에서 318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지난 2008년 폴리실리콘 사업을 시작한 뒤 사상 첫 적자여서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업계 1위인 OCI 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이 적자에 허덕일 만큼 태양광 업황이 깊은 불황의 늪에 빠진 것이다.
 
◇공급과잉-판가하락 악순환 반복
 
이 같은 침체의 원인은 기존 공급과잉을 비롯해 판가하락 등의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데 있다. 태양광 업계는 올초 총 예상 설치량을 25~27GW 정도로 예상했으나, 전 세계 모듈 재고량은 8GW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 태양전지와 모듈 시장의 50%를 생산하는 중국이 과잉공급 문제를 촉발하면서 판가가 하락하고, 판가하락으로 손해를 보는 업체들이 현금 확보를 목적으로 덤핑 판매에 나서면서 또 다시 판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울며겨자 먹기로 가동률을 낮추며 생산량 조절에 나선 상황이다.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며 생산원가를 낮추는 것보다 재고 관리가 급선무라고 봤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OCI는 9월 들어 가동률이 50%로 급감했다. 지난 7월과 8월에는 가동률이 90%대였으나 고객사들의 가동률이 50%대로 주저앉으면서 OCI 역시 가동률 조정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넥솔론과 웅진에너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넥솔론은 3분기 웨이퍼 제품 가동률이 지난해보다 2%포인트 하락한 84%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웅진에너지의 잉곳과 웨이퍼 라인의 가동률은 각각 50.90%와 71%로, 지난해(91.96%, 70%)와 비교하면 잉곳의 가동률 하락이 특히 두드러졌다.
 
◇중국발 공급과잉 해소가 관건
 
태양광 업계는 실적 악화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공급과잉이 해소돼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상황에선 원가절감과 가동률 조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시장 개선의 신호가 전혀 감지되지 않을 정도로 어렵다보니 개별 기업의 자구책만으로 버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 상태가 4분기에도 지속된다면 각 기업에 내년은 운명의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업계 내의 구조조정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할 경우 국내 기업들도 안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내년부터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도 중국산 태양광 패널 제품에 덤핑 판결을 부과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이어 유럽도 내년 5월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덤핑 판정을 내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공급과잉 문제도 어떻게든 해소될 것으로 보여 내년쯤에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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