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최근 경제수장들이 연이어 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대외변수가 호전되고 신흥국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를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이다. 내수와 수출 등이 여전히 부진한데다 체감경기 역시 꽁꽁 얼어있기 때문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세계 경제가 위기에서 한 발짝 벗어났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총재는 지난 11일에도 "경제 자체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최근 경기회복과 관련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국제 금융시장은 재정절벽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고 유로존 우려가 완화되는 등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그 다음날인 23일에는 "그간 위기로 수비에 치중했지만 이젠 공격도 하고 기습도 하고 적진에 침투하는 방향으로 경기(경제)를 운영해도 좋겠다"고 말해 올해 경기부양쪽에 무게중심을 둔 경제운영을 시사했다.
하지만 대내외 변수의 호전이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4분기 및 연간 GDP(속보)'를 보면 지난해 우리 경제는 2% 성장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도 전기대비 0.4%에 그치며 7분기 연속 0%대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지난해 내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수출 등이 모두 부진했다. 교역 조건을 반영해 국민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 역시 연 2.3% 성장에 그쳤다.
저성장의 그림자가 짙고 회복세가 미약하다보니 전문가들도 국내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려면 아직 멀었다는 반응이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실장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경제성장 속도나 금융시장이 안정돼 있고 미국, 중국, 유럽등의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현수준을 회복세라 표현하기는 이르고 앞으로도 경기 회복과 부진의 중간 수준에서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신창묵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도 본질적인 해결이 아니라 뒤로 미뤄진 것일 뿐이고, 유럽 재정위기도 소강국면이지만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다. 대체로 지금보다 더 악화되지는 않는 수준"이라며 "연초들어 지표나 전망들이 나아지고는 있는 상황이지만 '추가적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회복세가 미약해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고,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잠재성장률을 훼손할 수도 있다"며 "상반기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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