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동해안(강원도)과 충북이 경제자유구역(FEZ, Free Economic Zone)으로 추가 선정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지식경제부는 '경제자유구역추가 지정안'을 확정·발표했다. 이에 따라 동해안FEZ에는 1조3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첨단녹색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충북FEZ에는 2조원 규모의 친환경 정보통신·생명공학 기술단지가 세워진다.
그러나 기존 경제자유구역들이 가시적인 성과와 뚜렷한 투자 실적을 내지 못하는 마당에 추가로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호식 한국교통대 교수는 "이미 6개의 경제자유구역이 있는데 또 추가된 것은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어긋나는 게 사실"이라며 "기존 FEZ가 모두 해안에 위치하고 특성화 분야가 IT·BT 등 첨단산업과 금융 등에서 겹치기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사업들을 구조개선해 경쟁력을 갖추는 게 더 시급하다는 의미다.
구조개선 목소리가 나올만큼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은 저조하다. 지난해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외국인투자 실적은 25억2000만달러로 같은 해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투자 실적(162억달러)의 15%에 불과하다.
인천FEZ가 20억달러로 거의 대부분이고, 황해FEZ는 실적이 단 1건도 없다.
2003년 경제자유구역 사업이 시작될 당시 각 FEZ에 투입된 예산은 인천 36조8000억원, 부산·진해와 광양에 각각 15조원, 대구·경북에 7조원 등 모두 85조원 규모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제자유구역을 통한 외국인 투자는 약 65억달러로 7조원 정도에 그친다. 비용 대비 수익은 8% 수준이다.
이 때문에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자금난에까지 시달리고 있다. 인천시는 국제금융·관광허브 도약이라는 슬로건을 냈지만 개발사업 무산 등으로제대로된 인프라 구축 사업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빚만 늘어 현재 9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 교수는 "정부가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의 대안에 대한 고려없이 경제적 파급효과와 고용유발 등 장미빛 미래만 내세웠다"며 "경제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정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지자체, 주민들의 FEZ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좁은 국토에 지나치게 많은 경제자유구역도 문제시 된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인천FEZ 유치후 5년만에 인접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선정돼 인천의 경쟁력이 상실됐다"며 "경제자유구역이 지역 선심성 개발공사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경제자유구역 제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닌데 외자유치와 글로벌 경제라는 명목으로 우후죽순 지정된 게 문제"라며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서로 중복되지 않는 분야에 특화된 몇개의 거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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