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고가 상품이 무작위로 들어 있는 '럭키백'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고처리를 위한 유통업체의 또다른 '꼼수'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럭키백은 일본의 복주머니(후쿠부쿠로) 행사에서 유래된 마케팅 기법으로, 상자나 가방 안에 제품을 무작위로 넣어 소비자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파는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2007년 스타벅스가 처음 선보인 후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최근 화장품과 패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구입 가격보다 최대 10배 이상의 고가 상품을 손에 쥘 수 있고 운이 좋지 않아도 구입가 보다는 비싼 제품을 얻을 수 있다.
소위 말하는 '대박'은 건지지 못하더라도 '쪽박'은 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에스티나에서는 지난 13~14일 각 매장에서 럭키백 100개(5만/8만원)를 한정 판매했다. 패션 브랜드 블랙마틴싯봉도 오는 17일까지 19만9000원짜리 럭키백을 100개 한정 판매한다.
그러나 구입한 럭키백에서 자신이 원했던 완벽한 제품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제이에스티나 럭키백을 구입한 문아름(26)씨는 "5만원짜리 럭키백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8만원짜리 귀걸이가 나와 실망했다"며 "차라리 세일기간을 이용해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례가 늘면서 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이 회사의 제품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수십 개 올라왔다. 그만큼 소비자 본인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옷이나 구두 등이 들어 있는 럭키백의 경우 소비자 본인의 신체 치수와는 관계없는 물건들이 많아 이 경우 활용도는 더욱 떨어진다.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 제이에스티나 럭키백을 되파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기업들은 한정 수량이라는 희소가치를 부여해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자극해 구매를 유도하지만 결국 소수만이 행운을 거머쥘 수 있다는 논리는 복권의 사행성을 그대로 빼 닮았다.
이에 대해 제이에스티나 마케팅팀 관계자는 "럭키백에는 판매가보다 비싼 제품들이 들어있고, 현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로만 구성됐다"며 "럭키백 판매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자 불만사례가 늘면서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럭키백 마케팅이 '모 아니면 도 식'의 소비를 조장하는 경향이 있어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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