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미국발 시퀘스터의 발동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력이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증권가는 다음달 1일 미국의 재정지출 자동삭감 프로그램(시퀘스터)이 경기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여당인 민주당이 시퀘스터의 발동을 내년 초로 연장하고 재정 건전화를 위해 세금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합의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예정대로 시퀘스터가 시행되겠지만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퀘스터란 미국의 정부 예산이 자동으로 감축되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오는 2021년까지 모두 1조2000억달러의 연방 정부 예산이 줄어든다.
시장에서는 이 경우 올해부터 1100억달러의 예산이 삭감되기 때문에 그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가 한꺼번에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그러나 예정 시한이 다가오면서 증권가에는 이번 이슈가 미칠 영향력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다음달 27일 미 의회가 오는 4월부터 9월까지의 예산안을 합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시퀘스터가 발동되더라도 다음달 예산안 협상에서 삭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의미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스개소리지만 당초 '재정절벽'이라고 불렸던 미국발 이슈가 최근에는 '재정비탈'이라 불릴 정도로 많이 누그러진 상황"이라며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시퀘스터가 발동되더라도 국내 증시가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주택, 고용지표 등이 모두 호전됐기 때문에 시퀘스터보다는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의 긍정적 영향을 더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삭감 규모에 대한 불안감은 국내 증시의 상승 가능성을 다소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영향력이 크지는 않지만 잠재적 불안감은 계속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충격은 없겠지만 세수를 줄였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심리적 부담감은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적으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는 이달말까지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초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면서 남은 차익 실현에 따른 압력도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회복세에 들어서기 전인 이번 조정기간을 이용해야 할 것"이라며 "이 기간을 매수 기회로 잡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사진: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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