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서울 자치구 4곳 중 1곳(25개 구 중 6개)의 전세가율이 60%를 돌파했다. 서울 주택시장에서 ‘매매 약세’, ‘전세 강세’ 추세가 장기간 이어지며 전세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지역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전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한편에서는 전세수요의 매매전환 변곡점으로 인식되는 전세가율 60%에 성큼 다가서며 분위기 반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전세가율은 63.8%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이어 ▲관악구가 61.7% ▲서대문구 61.6% ▲중랑구 61.4% ▲동대문구 60.9% ▲구로구 60.3% 순으로 총 6곳이 전세가율 60%를 넘어섰다.
실제 성동구 금호동 푸르지오 전용 84㎡의 매매가는 4억6000만원인 반면 전세가는 3억3000만원 선으로 전세가율이 71.7%에 달한다.
매매가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세값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전세가율 60% 이상 자치구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작구(59.9%) ▲금천구(59.7%) ▲강서구(59.5%) ▲중구(59.4%) ▲도봉구(59.1%) 등이 전세가율 60%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7% 하락한 반면 전세값은 1.2% 상승했다. 2월 현재 서울시 평균 전세가율은 55.7%로 2002년 11월(56.3%) 이후 가장 높았다.
통상 전세가율은 시장 전환 시점을 알려주는 지표로 사용되며, 서울 세입자의 매매전환 분기점은 평균 60% 선으로 예상된다. 인구와 투자층 등 수요구조가 다른 지방은 전세가율 70%가 분기점으로 파악된다.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시장 구조와 소유의식 변화로 전세가율 60%가 가진 의미를 재검증할 필요가 있지만 지방이 70%선에 상승기를 맞았듯 서울은 60%선을 돌파할 경우 흐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권은 전세가율이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강남구가 44.0%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낮았으며 강동구 역시 45.2%로 50%를 넘지 못했다. 서초구는 50.8%, 송파구는 51.2%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은 고가 아파트가 몰려있고 오래된 재건축 아파트가 많아 전세가율이 낮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주거환경이 노후해 실수요자인 세입자의 외면으로 전세값이 상대적으로 낮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는 1982년 입주한개포주공1단지 전용 50㎡의 경우 전세값은 1억1000만원 선인 반면 매매가는 7억3000만원에 달한다. 전세가율은 15%다.
하지만 강남은 주거환경이 양호할 경우 전셋값만으로 아파트 1~2채 살 수 있는 곳도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는 전셋값이 8억5000만원을 넘는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12억5000만원 선으로 전세가율은 68%에 달한다.
삼성동 아이파크나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같은 초고가 아파트 전세수요는 특수한 사정에 따른 거주형태로 통상의 잠재적 매매전환 수요에서 통산 제외한다.
한편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63.9%며, 광주광역시는 74.8%로 전국 최고 전세가율을 기록 중이다.
◇서울 자치구별 전가세율(자료:국민은행, 단위: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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