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가계부채 10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주택가격이 늘어나는 가계부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집값이 향후 5년간 25% 하락할 경우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충격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김현정 실장과 손종칠 선임연구원, 이동렬 전문연구원 등은 27일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증가 원인 및 지속가능성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자산가격 상승, 금융기관의 완화적 대출태도 등이 상호작용하면서 주요국에 버금갈 정도로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률이 가계부채 증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가계의 차입수요와 상호작용하면서 부채규모를 크게 증가시켰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가계의 소득흐름 악화 등에 따른 생계형 대출수요가 부채를 증가시켰다는 것.
결국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대부분이 부동산과 연관돼 있어 집값 하락이 우리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 실장 등은 “주택가격이 현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5년간 5%의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에는 한계가구 비중이 그리 높아지지 않았지만 만약 주택가격이 향후 5년간 25% 하락한다면 부실위험이 큰 한계가구의 부채금액 비중은 7.3%에서 10.7%로 다소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즉 집값 하락이 계속된다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가계 빚인 959조4000억원의 10% 수준인 약 95조원이 한계가구의 몫이 된다는 의미다.
한계가구는 가구당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40% 이상이고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가구로, 지난 2011년 기준으로 한계가구는 전체 부채가구의 2.2%인 22만 가구였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부채가구는 특히 자산가격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환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금리가 급등하고 소득과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경우 한계가구가 큰 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결국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적 위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불안정이 발생할 확률은 자산가격 급변동에 의해 초래될 가능성이 가장 크므로 부동산시장 거래 활성화 등 이를 방지하기 위한 미시적·제도적 개선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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