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근혜노믹스'가 시작부터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계속되는 경기둔화 영향으로 세수입이 예산대비 12조원 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복지공약 이행 등으로 돈 쓸 곳은 많은데 돈 들어올 곳은 없고, 오히려 빚을 내 나라곳간을 채워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균형재정 목표를 위해 지난해 예산을 과다계상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성장률 저하와 세수입 어려움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목표치에 숫자를 끼워맞추다보니 구멍은 더욱 커졌다.
1일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는 국세수입 부문에서 6조원, 세외수입 부문에서 6조원 총 12조원 수준의 세수부족이 예상된다.
국세수입 감소분 6조원은 지난해와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격차가 생기면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는 예산안을 짜면서 3.3%의 경제성장률을 전제로 편성했지만 실제로는 2.0% 성장에 그쳤다. 또 올해는 4.0% 성장률을 전제로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정부 전망은 3.0%('2013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2.3%)으로 하향조정됐다.
따라서 성장률 하락으로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등 4조5000억원, 부가가치세 1조5000억원 수준의 세수입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걷는 세수입은 경제성장률과 사실상 비례한다. 성장률이 높게 나오면 생산과 소비가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고, 이는 곧 개인과 기업의 소득이 늘고 내수가 활발했다는 의미다.
정부가 처음부터 경제성장률 전망을 장밋빛 전망으로 과대포장하지 않았다면 세수입 감소폭을 더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세외수입 감소분 6조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했던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지분매각 계획이 무산되면서 발생한 세외수입 차질분이다.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계획에 따라 산업은행(2조6000억원)과
기업은행(024110)(5조1000억원)의 주식매각 수입을 정부예산안에 편성했으나, 국회 지적에 따라 산은 매각은 철회하고 기은은 정부지분 50%를 제외한 지분만 매각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산은·기은 지분매각으로 거둬들이기로 했던 7조7000억원 중 기은 지분매각(정부 예상 1조7000억원) 분을 제외하고는 6조원의 세수입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것 역시 애초 잘 팔리지도 않는 공기업 지분 매각을 세수입으로 부풀려 잡은 것이 문제점으로 드러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세수입과 세외수입을 합쳐서 12조원 가량의 세입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세입결손 12조원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혀 지난해 예산이 과다 편성된 것을 인정했다.
같은 날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도 "눈에 뻔히 보이는 세수결손을 방치할 경우 금년 하반기에 한국판 재정절벽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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