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국내 설비투자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001년부터 설비투자가 장기균형을 하회하면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90년대 6.5%에서 2012년 현재 3%대 중반으로 하락했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발표한 '과소투자 고착화되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설비투자증가율은 국내경제가 큰 충격을 받았던 2003년 카드사태(15.3% 포인트)시기, 2009년 금융위기(34.9%포인트) 시기와 비교할 때 약 38.5%포인트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GDP와 설비투자의 장기균형식을 통한 추정 결과 2012년 설비투자의 장기 균형대비 과소투자액은 약 19조905억원에 달했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2년 현재 과소투자액은 금융위기(25조 1153억원)와 외환위기(14조4333억원)의 과소투자액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며 "이는 현재 투자 침체의 정도가 과거 경제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가 장기 침체됨에 따라 국내 GDP 성장률도 장기 하락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설비투자가 10~20%를 나타냈던 70년대와 80년대 GDP 성장률은 9%대를 기록했지만, 2000년대 3%대로 설비투자가 하락하면서 GDP 성장률도 4% 수준으로 하락했다.
<자료 : 현대경제연구원>
설비투자 장기침체의 배경으로는 ▲세계 교역이 위축에 따른 대외 수요 감소 ▲내수경기 회복지연 ▲국내 투자여건 악화 ▲업황부진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이 지목됐다.
최 연구원은 “설비투자가 부진하면 기업의 고용이 줄어들고 경제 성장의 여력도 감소한다”며 “설비투자의 침체 영향으로 90년대 6.5%수준이었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들어 4.2%로 하락, 2012년 현재 3%대 중반으로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설비투자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지원 강화 대책으로 침체된 국내 경기를 활성화하고 신성장산업에 대한 투자 유인책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수출 기업의 신시장 진출 등 투자자금 조달을 원활히 하도록 지원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며 “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 확대,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이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경제민주화 등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정책 여건 조성도 필요하다”며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한 창업마인드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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