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중과 이대로 좋은가)③"거래세 강화·보유세 완화가 대안"
2013-05-19 08:00:00 2013-05-19 08:00:00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부동산 활황기 당시 도입된 '징벌적 과세'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찬반 논란은 한치의 양보 없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는 정부는 앞선 정부에 이어 현정부까지 지속적으로 대표적인 '징벌적 과세'인 양도세 중과세를 폐지하려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거품 제거 필요성과 서민 주거안정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
 
또 당초 없었던 세금이지만 양도세 중과세가 상당 기간 유지되며 지자체 세수 확보의 한 수단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폐지시 세수가 감소하는 부작용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거래 위축 줄이고 부자 증세 높일 대안은?
 
'징벌적 과세'로 인한 거래 부진을 막으면서 부자와 투기세력들에 대해서는 증세를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은 ‘거래세 강화, 보유세 완화’다.
 
경실련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1.5%다. 영국이 1.2%, 일본과 캐나다가 1.0%로 주요 선진국은 모두 1%를 초과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0.3%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06년 기준 우리나라의 ‘보유세/GDP 비율’은 0.8%로, 미국(3.1%), 영국(3.3%), 캐나다(2.8%), 일본(2.1%)에 크게 못 미친다.
 
거래세인 양도세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소득공제가 많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보유 기간에 따라 미국은 10~35%, 일본은 10~30%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국내에서는 2년 미만 단기 보유 후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양도할 경우도 40~50%의 양도세를 내야한다. 또 현재 한시적 양도세 중과세 완화 정책에 따라 일반 과세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 양도시 시세차익의 50~60%의 양도세를 물어야 한다. 일반세율은 기간에 따라 부과되는 외국과는 달리 시세차익에 따라 6~38%가 부과된다.
 
외국과 비교할 때 보유세 인상과 거래세 인하의 여력이 남아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들어가고(취득세) 나오는(양도세) 문턱은 낮추되 비싼 주택일수록 보유(재산세)에 대한 무게를 높이는 것이 거래 위축을 최소화시키고, 부자와 투기세력에 대한 증세도 놓치지 않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택을 보유하기는 상대적으로 쉬우나 매각시 시세 차익에 따라 세금은 무거울 경우 양도세 손실 부담에 매각을 지연시켜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
 
허명 부천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는 주거 이전에 대한 조세가 전체 부동산 세수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면서 "보유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이전에 대한 과세를 완화해야 자유로운 부동산 거래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경
 
◇보유세 강화, 유명무실해진 종부세 활용해야
 
국내 보유세에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있다. 재산세는 지방세로 자자체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종합부동산세는 국세다.
 
2005년 도입된 종부세는 주택의 경우 가구합산 9억원 초과할 경우 부과되는 세금이다. 도입 당시 재산세와 이중과세라는 논란을 일으키며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참여정부가 만든 대표적인 징벌적 과세 중 하나다.
 
종부세는 MB정부 들어와 위헌판결을 받고 인별 합산 6억원 이상 주택으로 대상이 좁아지고, 주택시장 침체와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라 현재 영향력을 거의 상실했다.
 
하지만 종부세가 존재하는만큼 보유세를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은 갖춰져 있다. 종부세의 활용 여부에 따라 조세저항을 최소화하고 보유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종부세는 보유세를 올릴 수 있는 기반이지만 정치적 논리에 따라 유명무실해진 상태"라며 "사회적 합의에 따라 종부세를 잘 활용하면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교수도 "국세인 종부세가 지방균형발전에 다소 도움이 됐다는 순기능을 감안해 지방세인 재산세와 통합한 합리적인 보유세 개편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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