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 증거들이 계속 나오면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이었던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는 청문회를 열고 이명박 정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교수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 임기여부를 떠나서 이것(국정원 정치 개입)은 MB정권 전체를 심판대에 올릴 만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반값 등록금 운동 차단’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국정원 직원의 실명과 전화번호, 직급 등도 들어있다. 진 의원은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도 공개했었다.
이 전 교수는 이 두 문건에 대해 “국정원의 존재 이유를 의심할 정도의 사안”이라며 “국정원이 이명박 정권 시대에 정권 비판 세력을 전방위적으로 감시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열 근거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교수는 “국가안보에 전념해야 될 국정원 직원들이 엉뚱한 짓을 했다는 것이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것이고, 1970년대 미국에서는 CIA가 대외공작을 불법적으로 한 것 때문에 미국 상원에서 프랑크 처치 상원의원 주관으로 청문회를 열었다. 그 당시 CIA의 국정 간부들이 줄줄이 불려와서 선서하고 증언을 한 선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여부가 국정운영의 큰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국정원 게이트를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정체성을 볼 수 있는 하나의 리트머스가 될 것”이라며 “이것을 털고 가야만 이른바 국민통합 새 시대를 여는 것이고 이것을 묵살하고 가면 MB정권의 연장선에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관여돼 있다고 추정했다.
이 전 교수는 “서울시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었고 (원세훈 전 국장이) 2009년 국정원장에 임명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국가 안보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 정권 안보를 해서 사고를 낼 것으로 봤다”며 “그런 생각이 현실이 됐다. 그 당시 이명박 정권은 촛불시위 끝나고 후유증이 있었고 또 4대강 사업을 국민의 거센 비판을 무릅쓰고 해야 했으니까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개입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 교수는 “4대강 사업은 2009년 봄부터 시작을 해서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밀어붙였는데 원세훈 원장의 임기와 같이 하고 있다. 내 생각에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자들에 대해서도 유사한 무엇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4대강 사업을 비판했을 때 경험을 예로 들며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 전 교수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인신공격 같은 것이 온라인상에 굉장히 많았고. 심지어 노상에서 시위도 있었다”며 “그런 사람들이 자발적인 것인지, 아니면 뒤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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