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보험회사의 경영실태를 평가할 때 유동성 비율 평가 기준이 하향 조정되는 등 자산운용 규제가 완화된다. 해외 자회사 출자금에 대한 환헤지 의무도 없어지는 등 해외 투자 문턱도 크게 낮아진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31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장, 20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보험산업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최 원장은 “자산운용 규제 완화, 상품개발 자율성 확대, 해외 진출 지원 등을 통해 보험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경영실태 평가제도 유동성 비율 평가기준의 등급구간을 하향 조정키로 했다. 현재 400% 이상인 1등급 기준을 250% 이상으로 낮춘다. 유동성 비율은 고객 인출 요구에 대한 보험사의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보험사의 경영실태 평가는 물론 자회사 소유 요건(유동성 비율 100% 이상) 평가지표로 사용된다.
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RBC 비율) 산정 때 해외채권의 금리 리스크 인정 기준도 완화된다. 지금은 만기까지 환위험을 헤지했을 때만 리스크 감소가 인정되지만 앞으로는 1년 이상 헤지하면 리스크 감소를 인정해줄 방침이다.
그동안 보험사는 10년 이상 해외 장기채권에 투자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매년 환헤지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다만 RBC 비율 기준 자체는 국제적 기준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신용등급 ‘BBB-’이상 금융회사가 보증했을 때만 허용하던 투자부적격 등급 외화증권 투자 기준을 ‘A-이상’ 비금융회사가 보증한 경우에도 허용된다.
금감원은 자산운용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일부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금융위원회와 함께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자산운용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험사에게 외화채권 투자와 대체투자(사회간접자본, 에너지 산업, 구조화채권 등)를 허용키로 했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도 적극 지원한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보험사의 해외진출 초기 일정기간 경영실태 평가를 면제하고, 해외 자회사 출자금에 대한 환헤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상품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통시장 대상 화재보험 등 정책성 보험을 확대하고 건강 서비스 등 보험상품 관련 부가서비스도 허용할 계획이다. 해외 의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보험상품 개발도 지원한다.
보험사에 대한 검사결과 처리 때 경영개선 사항과 법규위반 사항을 분리해 검사처리 기간을 단축하고 내부통제와 건전성이 우수한 보험사는 검사를 면제하거나 검사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최 원장은 “보험사가 발생 가능한 손실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도록 RBC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예정인 만큼 충분한 자본을 보유해달라”며 “보험 민원을 감축할 수 있도록 CEO들이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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