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로드맵)저성장시대 고용률 70%는 희망사항일뿐
2013-06-04 15:30:00 2013-06-04 15:30:0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고용률 70%라는 목표는 박근혜 정부가 사실상 유일하게 수치를 못박은 정책과제다.
 
일하고 싶은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큰 책무이자 최선의 복지이고, 저출산·고령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대책이 고용률 제고라는 인식하에 설정된 목표다.
 
문제는 현재의 경제여건이 사실상 고용률 70% 달성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4일 정부가 발표한 로드맵에서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통한 여성일자리 확충 등을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경제상황이 좋지 못하면 시간제 일자리조차 확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지난해부터 고착화되어가고 있는 저성장 기조다.
 
이미 1990년대 이후 성장률 하락세를 기록중인 우리나라는 현재 8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0%대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고용률은 2003년 이후 10년째 63%~64%대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을 무려 7%포인트나 상향하기에는 성장동력이 너무 부족하다.
 
지난달 말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성장없는 고용은 고용없는 성장보다 위험하다'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는 정부 목표의 허수를 정확하게 꼬집고 있다.
 
보고서는 "새 정부가 2017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5년간 239만1000개, 연평균 47만8000개의 신규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데 한국경제의 고용창출력으로는 매년 8%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야 가능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당장 올해 성장률은 정부 스스로도 2%초반의 저성장을 예고한 상황이고, 내년에도 OECD가 4.0%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놓은 것 외에는 대부분의 민간과 해외기관들이 우리나라가 3%대 후반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내후년부터 남은 3년간 무려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해야만 70%대의 고용률이 달성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조차 8% 성장목표를 버린 상황이다.
 
정부가 발표한 '중장기 인력수급전망 2011~2020'에 따르면, 실질 성장률이 연평균 4.1%라는 긍정적인 가정하에서도 신규일자리는 연평균 23만5000개 창출되는데 그친다.
 
매년 47만8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는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크다.
 
결과적으로 경제 패러다임과 고용 패러다임, 국정운용의 패러다임 전체가 고용친화형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고용률은 70% 근처에도 가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한국의 고용률 70% 달성은 기존 신자유주의 노동 유연화를 중심으로 한 고용정책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장홍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도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봐도 5년내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100만개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불가능한 목표"라며 "70%라는 수치와 2017년이라는 시한에 과도하게 의미를 두지 말고 보다 정교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재흥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고용률 목표는 성장만 가지고는 안되고,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을 도입하고, 노동시간 단축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일자리를 가져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계획하는 고용률 증가모형(자료제공=고용노동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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