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 6개월의 '득과실'
2013-06-27 15:34:57 2013-06-27 15:37:53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경제 회복을 약속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아베 내각의 출범이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그간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강력한 경제 성장 정책에 힘입어 주가는 크게 상승했고, 엔화 약세를 발판으로 기업들의 이윤도 대폭 증가했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소폭의 변동이 있기는 했지만 줄곧 60%이상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자민당의 극우 성향 탓에 외교적으로는 잦은 마찰을 빚고 있다. 과거사와 영유권 문제 등으로 주변국인 한국·중국과 불편한 관계에 놓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베 내각은 국민들의 첫 번째 심판을 받게될 전망이다. 다음달 중순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이 다수를 차지할 경우 아베 내각의 정책은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엔低와 잘나가던 주가, 성장 전략에 '삐끗'
 
◇일본 주가·환율 추이(자료=마켓워치, 뉴스토마토)
27일 종가 기준으로 닛케이 지수는 아베 총리의 취임 전날인 작년 12월25일에 비해 약 27% 상승했다.
 
지난달 말부터 국채 금리 급등을 이유로 약간의 조정을 거치긴 했으나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달러·엔 환율은 14% 가량 오른 98엔 전후를 맴돌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주요 수출 기업의 실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대표 전자기업인 소니는 지난 회계연도에 430억엔의 순이익으로 5년만에 흑자 전환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자동차는 같은 기간 순이익이 24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 경제개선 효과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엔화 약세가 무역 수지 개선에도 점차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아베의 경제 회생 정책을 완성하는 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주를 이뤘다.
 
규제 완화에 촛점을 두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하고 기존의 예상에서 크게 발전된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 내각부의 한 관계자는 "아베 총리는 성장 전략 발표로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참의원 선거 승리까지 겨냥했다"며 "현재는 그 계획에 다소 차질이 생긴 상태"라고 전했다.
 
미야우치 요시히코 오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의 결과로 미뤄봤을 때 아베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며 "다만 아베의 세 번째 화살이었던 성장 전략이 부정적 평가를 낳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美·러시아 '청신호'..韓·中 여전히 '먹구름'
 
아베 총리는 "가장 자신있는 분야가 외교"라며 대외 관계에 상당히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취임 후 6개월 간 미국, 러시아 등 13개국을 방문하며 보고 느낄 수 있는 성과 도출에 주력했다.
 
그 결과 후텐마 기지 이전 협상과 카데나 공군기지 반환 계획 등 미·일 동맹 강화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2월 미국을 방문했던 아베 총리는 "일본과 미국의 동맹 관계가 완전히 회복됐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또 러시아와 중동 지역을 방문했을 때에는 에너지와 인프라 수출 등 경제적인 수확을 얻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는 취임 이전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
 
지난해 8월 독도 영유권 문제로 악화되기 시작한 한국과의 관계는 종군 위안부,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에 좀 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회의 참석 차 도쿄를 찾았을 당시 아베 총리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조금 어려운 점이 있다"며 "적당한 시기를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난 26일 아베 총리가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다"며 정상 회담 의지를 밝힌 것은 그나마 고무적인 행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도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일부의 국유화로 나빠진 중국과의 관계는 지난 3월 시진핑 국가 주석이 공식 취임했을 당시 정상 간의 전화 통화 조차도 어렵게 할 정도였다.
 
최근 아베 총리의 외교 자문이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하는 등 관계 회복을 타진하고 있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관계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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