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유출방지법 '산업기술 부정 취득행위'부분 위헌"
2013-07-26 10:12:40 2013-07-26 10:15:3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산업기술유출 범죄자들의 처벌 근거법인 ‘구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유출방지법)’ 중 ‘부정한 방법에 의한 산업기술 취득행위’ 부분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 부분을 규정하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법령에 따라 지정 또는 고시?공고한 기술’부분이 극히 모호하기 때문에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판단이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5일 드릴쉽(drillship) 설계기술을 불법유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국인 J씨가 자신의 처벌근거 법률인 산업기술보호법 중 해당조항이 죄형법정주의 위반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의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위헌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해당 조항의 ‘관계 법령에 따른 지정 또는 고시?공고’ 부분은 그 법령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있어 문언만으로는 도무지 그에 해당하는 법령이 무엇인지, 지정 또는 고시?공고를 하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누구인지를 통상의 판단능력을 가진 일반인이 알 수 없게끔 되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개정법과 관련해 해석해볼 때도 이 지정 또는 고시·공고에 구체적인 기술뿐 아니라 기술의 범위나 분야, 또는 산업기술유출방지법 자신에 근거한 국가핵심기술의 지정 역시 해당하는지가 매우 불명확하고 애매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불명확성 때문에 수범자에게 자신의 행위가 금지되는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없게 하고 있으므로, ‘적절한 고지’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정형식은 고도의 명확성이 요구되는 형사처벌조항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중국인 선급검사관 J씨는 삼성중공업의 드릴쉽 건조기술을 부정한 방법으로 자신의 외장하드에 복사해 산업기술유출방지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J씨는 항소심을 진행하던 중 산업기술유출방지법 해당 조항 부분이 위헌이라며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직접 헌법소원심판을 냈다.
 
◇헌법재판소 전경(사진=헌법재판소 제공)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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