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예빈기자] "한국은 다가올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복지 시스템을 하루 빨리 정비할 필요가 있다"
지난 9일 한국을 찾은 브레들리 서먼(Bradley Schurman) 미국 은퇴자협회(AARP) 수석고문(사진)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에 복지 시스템 정비가 미흡하다"며 "체계적인 시스템 정비를 해야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AARP는 무슨 일을 하는 단체인가.
▲AARP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은퇴자 커뮤니티다. 회원들의 직업교육, 건강관리 등 노년기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잡지를 만들어 발행하고 라디오, 텔레비전, 트위터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한다.
은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도 우리의 주요 임무다. 의회, 정부 등에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시킨다. AARP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몇몇 업체들을 통해 고령자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기도 한다.
-미국 건강보험개혁법인 오바마케어에 대한 AARP의 입장은.
▲우리는 오바마 케어를 지지한다. 정책의 세부사항까지 모두 지지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이다. 오바마 케어는 나이 든 사람들이 의료보험에 좀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보험사들이 더 이상 질병위험이 높은 사람들의 가입을 무작정 거부할 수 없도록 한다.
-미국 고령자들의 일자리 사정은 어떠한가.
▲요즘 경제가 매우 어렵다. 누구에게나 어렵지만 특히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더 가혹하다. 단순히 숫자로만 비교한다면 미국 전체 실업률은 7~8%이고 고령자 실업률은 5~6%로 고령자 실업률이 더 낮다.하지만 나 이 든 사람들은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 실제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든 사람들은 직업을 새로 구하기가 힘들고, 실직 후 직업을 새로 구하더라도 전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 내 연령차별도 상당하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사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 AARP같은 단체들이 나서서 고령자의 취업을 돕고 있다.
-빠른 고령화를 겪고 있는 한국이 해결해야할 문제는?
▲복지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한국은 적절한 사회보장 시스템, 연금시스템이 없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시스템도 나쁘다고 말하는데, 한국은 그보다 더 열악하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이 100여년에 걸쳐 이룬 성장을 매우 짧은 시간에 이뤄냈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정립할만한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한국인들에게 노후자산마련에 관한 조언을 해준다면?
▲노후자산마련을 위해서는 두가지를 실천해야한다. 바로 '저축하기, 분산 투자하기'다. 완벽한 은퇴계획을 마련하려면 본인이 죽는 시점, 시장의 위기 상황 등 모든 변수를 예측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일단 저축부터 해야 한다. 복리의 효과는 상당하기 때문에 지금 작은 돈이라도 넣어두는게 나중에 큰 돈을 넣는 것보다 유리하다.
자산을 다양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렸을 때는 고위험, 고수익 상품의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고 나이가 들수록 저위험, 저수익 상품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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