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이 성장 모멘텀을 되찾고 있다는 낙관론에 힘이 실렸다. 이날 중국의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춘 제조업 지표까지 모두 청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가 긴축·구조개혁 작업을 이행할만한 여력이 충분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중국 경기 회복세는 견고해질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가 향후 수개월간 지속돼 구조개혁을 가속화하기 좋은 여건이 형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먹구름 걷힌 中 제조업 경기..민·관 지표 모두 '청신호'
1일 국가통계국이 집계하는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4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월의 51.1과 예상치 51.2를 모두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로써 대기업군을 중심으로 조사 발표되는 국가통계국 중국 제조업 지표는 지난해 4월 이후 1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특히, 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1.5포인트 오른 54.4를 달성했다. 이는 4개월 연속 상승세다. 게다가 신규주문지수는 52.5로 13개월 연속 50선을 상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기업의 현실을 더 많이 반영한 HSBC 제조업 지표 역시 호조를 보였다. 지난달 HSBC 제조업 PMI 확정치가 50.9로 직전월의 50.2와 예상치 50.7을 모두 상회한 것이다. 이는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잠정치와도 부합하는 수준이다.
하위항목 중 신규수출주문지수는 51.3으로 11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제조업 PMI 추이>
(자료=중국 국가통계국 HSBC)
◇中 경기 낙관론 '뚜렷'..성장률, 공식 목표치 7.5% 달성 이상무
그간 온도차를 보였던 중국 민·관 제조업 지표가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내면서 경기 낙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경착륙 우려가 완화돼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정부 목표치인 7.5%를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은 것이다.
장리췬 중국 개발연구중심(DRC)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제조업 지표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향후 경제 안정세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홍빈 역시 "제조업 경기 호전은 향후 민간 소비 증가를 이끌 것"이라며 "중국은 점진적인 성장 회복 궤도에 올라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1~9월 GDP는 전년 동기 대비 7.7% 성장해 정부의 올해 목표치를 앞섰다. 게다가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2분기의 7.5%보다 개선돼 연중 고점인 7.8%를 기록했다.
4분기 GDP도 양호할 전망이다. 루이스 쿠지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글로벌 수요 모멘텀이 반등하고 견고한 내수 성장세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정부의 예상치 하단을 충분히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 5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답한 올해 중국 GDP 전망치 평균은 7.6%다. 이 역시 공식 목표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프레드릭 뉴먼 HSBC 홀딩스 경제연구소 공동 수석 대표는 "중국 경제는 당분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경제 성장세가 내년에 약간 주춤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정부 '긴축카드' 만지작..화살은 3중전회로
경기 낙관론과 함께 중국 정부의 긴축 강화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지난달 17일을 기점으로 2주간 시중에 돈을 풀지 않으면서 단기 금리가 급등했던 것이다.
실제로 중국 단기 자금금리 지표로 쓰이는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레포, RP) 금리는 10일 연속 올라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기록했었다. 또 7일물 금리는 이번주에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5.5%대까지 급등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에 PBOC가 이번주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2차례 시중에 유동성을 투입했지만, 규모는 291억위안에 그쳤다. 이는 지난주 회수된 자금이 580억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크지 않은 규모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PBOC가 지난 9월30일 이후 한달 동안 거둬들인 시중 유동성은 총 1280억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PBOC의 행동은 장기적인 유동성 위축 추세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며 "최근의 주택 가격 및 인플레 상승, 경기 회복 신호는 중앙은행이 성장을 방해하지 않고 긴축할만한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다리우스 코왈츠크 크레디트아그리콜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 정책 당국은 성장률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이들은 단기자금 시장 위축이라는 방법을 이용해 구조개혁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9~12일로 예정된 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도 시장의 관심이 크게 쏠리고 있다. 시진핑 정부가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긴축·구조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정성 전국인민협상회의 주석도 지난주에 "전례 없는 고강도 개혁안이 나올 것"이라고 암시한 바 있다.
루이스 쿠지스는 "중국 정부는 경기 회복 전망으로 더 확고한(긴축) 통화정책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는 이달 3중전회에서 실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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