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남자는 학력이 낮을수록, 여자는 학력이 높을수록 결혼할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2일 '혼인동향과 혼인이행 분석' 보고서에서 "2001~2008년 노동패널 자료를 통합해 남자(만 26~39세)와 여자(만 24~36세)의 연령, 교육, 신장, 부모로부터 독립 여부, 소득, 직업형태, 부모주거형태 등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자의 경우 고졸 이하의 낮은 학력이면 결혼할 가능성이 전체 집단에서 가장 낮았다. 석사 이상의 고학력 집단도 대졸이나 전문대졸에 비해 혼인이행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동거하면 부모로부터 독립해 혼자 사는 집단보다 혼인이행 확률이 더 낮았다.
키가 클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혼인이행 확률이 높았으며, 정규직은 무직과 비정규직보다 결혼 가능성이 컸다. 자영업과 가족근로의 경우 정규직 피고용집단에 비해 더 높은 결혼 가능성을 보였다.
근로시간이 길지 않은 그룹이 근로시간이 가장 긴 집단보다 혼인 확률이 더 높았다. 보고서는 근로시간이 지나치게 길 경우 개인의 여가 시간 축소 등으로 잠재적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약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남자는 근로시간이 법정 근로시간 이하면 오히려 결혼 가능성이 가장 낮았다. 이는 직업의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부모의 학력이 대졸 이상이고 부모가 자가주택에 살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혼인 확률이 높았다.
반면, 여자의 경우 남자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여자는 20대 후반에서 혼인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학력의 경우 고졸 여성이 결혼할 가능성이 가장 컸던 반면, 대학원 이상 여성은 가장 낮은 혼인 가능성을 나타냈다.
직업형태에서는 정규직 여성이 가장 높은 혼인 이행 가능성을 나타냈다. 하지만 무직 및 비정규직과의 차이가 남성만큼 크지 않아 여성에게도 직업이 중요한 혼인 요인이긴 하지만 남성처럼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은 근로시간이 짧을수록 결혼할 가능성이 커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여성 집단이 가장 높은 혼인이행 확률을 보여줬다.
아울러 여성은 부모의 경제적 자원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이 남성에 비해서는 높지 않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정에서 남성들이 신혼주택을 마련하는 현실과 상관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고연령의 경우 미혼 남성은 개인의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학력과 신장이 결혼에 미치는영향이 약화됐다. 반면, 근로시간의 여유와 가족 배경의 자원이 미치는 영향력은 커졌다. 독립거주의 효과는 저연령 집단에서는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고연령 집단에서는 효과가 크게 줄어들었다.
고령 미혼여성은 정규직 피고용의 경우 무직이나 비정규 집단에 비해서도 결혼 이행 가능성이 낮았다. 신장이 미치는 영향은 고연령 남성집단과는 달리, 고연령 (피고용) 여성집단에서도 영향력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이 연구위원은 "1990년대 후반 IMF와 세계 금융 위기 이후인 2010년 미혼율 증가가 두드러졌고, 최근 삼십대 후반 이후의 혼인이행률이 과거 10년 전보다 감소했는데, 이런 경향은 여성에게서 더 선명하게 나타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생애 미혼율의 증가와 미혼 노인의 증가문제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혼인 이행률을 높이려면 여가 등 생활과 관련된 질적 요인 제고가 중요하지만, 혼인 비용을 미혼의 청년들이 홀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자녀의 혼인비용 문제는 부모들의 노후와도 직접적으로 관련될 수 있기 때문에 가족정책 맥락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미혼 일인가구에 대한 주택보조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혼인이행요인.(자료=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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