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최경환 원내대표와 정몽준 의원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새누리당 후보로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박심(朴心)'의 낙점을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나도 친박"이라 강조했던 정 의원(사진)이 '원조 친박' 최 원내대표와 고성이 오간 설전을 펼치면서 정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스토마토)
정 의원과 최 원내대표가 맞붙은 설전은 주류 친박인 최 원내대표와 비박(非朴)계인 정 의원이 정면으로 충돌한 사건으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에 잠복해 있던 계파 갈등이 폭발한 모양새다.
친박이 득세 중인 새누리당 지도부는 그간 정 의원에 서울시장, 남경필 의원에 경기도지사 등 비박 인사들에게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수도권에서의 지방선거 출마를 종용해왔다.
당초 불출마로 기울었던 정 의원이 출마를 다시 고민하게 된 이유도 '중진 차출론'을 내건 친박 지도부의 끈질긴 구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박심이 김황식 전 총리를 향하고 있고, 친박이 김 전 총리를 지원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불쾌감을 느끼고 있던 정 의원에게 최 원내대표가 면전에 대고 중국 방문에 대해 트집을 잡으면서 사단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비주류 인사의 한 측근은 20일 "친박은 (서울시장에) 박원순이 당선되면 네거티브 레임덕, 정몽준이 당선되면 포지티브 레임덕이 오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풀이했다.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그가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르게 되고, 정 의원이 서울을 탈환하면 차기 여권 잠룡으로 정 의원이 부상하게 되는데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친박 입장에서는 마뜩치 않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중국으로 출국한 정 의원은 김포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너무 늦지 않게 말씀을 드리는 것이 도리"라면서 "다음 주 중에는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다"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최 원내대표와의 신경전에 대해 "그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면 송구하게 생각한다"라면서 "저희가 앞으로 대화를 더 잘 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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