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원자력 발전용 우라늄 확보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한다.
양해각서(MOU) 단계였던 탐사사업을 접고 캐나다,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생산광구 내지 개발단계 우라늄광을 매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등 '돈이 안되는' 사업은 접는 것이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MOU를 체결했던 미국 옐로케이크사와 체결했던 미국 콜로라도주 벡 우라늄광 개발계획 및 캐나다 터니건사와 체결했던 슬로바키아 쿠리스코바 광산 개발 MOU를 최근 모두 해지했다고 2일 밝혔다.
한전은 지난해 5월 MOU 체결을 발표하면서 두 광산이 개발되면 지분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가 4년간 쓸 우라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전력의 40% 가까이를 원전에 의존하면서도 우라늄 자주개발률이 0%로 우라늄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한전이 두 사업을 포기한 것은 세계시장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007년 한 때 파운드당 135달러까지 치솟았던 우라늄값이 계속 떨어져 지난달에는 47달러선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장이 다시 공급자 주도형에서 수요자 주도형으로 바뀐데다 자주개발 우라늄 확보가 시급한 만큼, 생산광구를 매입하는 게 낫다는 게 한전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내주 캐나다에서 열리는 광물박람회에 관계자들을 보내 우라늄광 매입을 타진하도록 하는 한편, 호주와 남아프리카,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각지에서도 생산광구 내지 개발단계의 광구의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캐나다 크리이스트와 워터베리 두 곳의 우라늄광 탐사사업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접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그간 다른 해외사업 쪽에서도 계속 리모델링을 진행해 1월에는 사업성과가 부진한 곳은 폐쇄한다는 원칙 하에 기존 5개 해외 사무소 가운데 도쿄(東京)와 하노이, 파리 등 3곳을 폐쇄하고 베이징(北京)과 뉴욕은 인력을 감축했다.
야심차게 추진해온 47억 달러 규모의 카자흐스탄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에 대해서도 카자흐스탄 당국이 경쟁관계인 중국 다탕(大唐)사와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 데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사업방식과 관념이 달라 장기간 사업에서 협력관계 유지가 쉽지 않은 중국과 같이 할 경우 사업을 안할 수도 있다는 의사표시인 셈이다.
한전 관계자는 "중국도 우리 측과 함께 사업을 하는 것에 부정적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카자흐스탄 당국의 최종적 입장은 아직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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