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부당지원과 관련한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징계 내용을 이례적으로 빨리 공개했다. 지난주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린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다. 당국이 징계의 적절성 시비 논란를 덮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후 4시께 금감원 홈페이지에 하나캐피탈 관련 제재내용을 공시했다.
통상적으로 제재 내용은 금감원 제재심위위원회이 결정한 사항을 금감원장이 최종 결재를 하고, 해당 기관에 통보하면 그로부터 일주일 가량 지나서 금감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날 하루만에 기관(
하나금융지주(086790))에 하나캐피탈에 대한 최종 검사서를 통보하고 홈페이지에 제재 내용까지 올리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를 두고 금감원이 부당징계 논란을 덮기에 급급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종준 행장 등에 대한 징계가 결론이 나기 전까지 징계 수위와 징계 시기를 놓고 잡음이 많았다.
금감원은 지난 2월 하나금융 내부에서 김 행장의 연임이 논의될 때에는 징계수위와 관련한 특별한 내용을 비치지 않다가 연임이 결정된 후에 중징계를 통보하고 최종징계를 내렸다.
여기에 하나
캐피탈의 저축은행 부당지원에 직간적접으로 관여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징계를 내리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하나금융도 금감원의 바람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김 행장이 제재심위를 통해 중징계를 받은 만큼 은행장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보고 있고 있으나 김 행장은 지난 20일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종 징계통보가 내려지기도 전에 하나금융이 언론을 통해 김 행장의 임기 보전을 알리면서 결론적으로 금감원으로서도 감독당국의 면이 서지 않게 됐다. 중징계가 과도했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금감원은 김 행장에 대해 사퇴 압력을 넣는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제재 내용을 하루 빨리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여신전문검사실 관계자는 "이날 하나은행측에 최종 징계결정을 통보했고 그에 따라 김 행장의 조치 관련 내용을 공시했다"며 "제재 내용을 서둘러 공개했다는 것은 사실고 다르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금감원에서 공식적으로 징계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 안다"며 "김 행장이 임기를 마치겠다는 기존 입장은 현재로선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김 행장이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1년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투자해 59억5000만원의 손실을 입혔다며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내렸다.
투자 검토를 지시한 김승유 전 회장은 주의적 경고 상당, 하나캐피탈은 기관경고와 과태료 500만원, 하나금융지주는 기관주의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 제심위에서 김 행장에게 경징계를 내리려다 금융위에서 재검토를 요구해 하나캐피탈에 대한 검사를 다시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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