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실시하지만 사실상 올해 매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 중하위권 생명보험사에 대한 관심은 낮은 상황이어서 실질적으로 예비입찰 흥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보험업도 공익적 역할이 필요해 자회사로 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KDB생명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은 형식적인 절차를 밟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8일 보유하고 있는 KDB생명 지분 85.05%를 전량 매각하겠다는 공고를 냈다. 14일 예비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국내에 투자자들에게 매각안내서를 발송했으며 관심을 나타내는 몇 곳이 비밀유지 약정서를 작성한 후 투자안내서를 받아갔다.
투자안내서를 받아간 곳은 사모펀드가 많았으며 일부 국내 금융사와 보험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LIG손해보험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던 곳 중심으로 투자안내서를 받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LIG손해보험만큼 관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나 KDB생명도 이번 예비입찰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M&A시장 상황이 어려운데다 보험업권의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중소형 보험회사의 인수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아직까지 누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없어 조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비밀유지 약정을 체결하고 투자안내서를 받아간 곳이 있다”며 “예비입찰에 얼마나 참여할 지는 내일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산업은행도 최근 통합산은법이 통과되면서 KDB생명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부분 보험업도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KDB생명이 이달 말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장애인 전용 연금보험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통합산은은 정책금융기관의 역할 중심으로 가기 위해 자회사 매각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같은 요인이 있다면 굳이 매각할 필요 없이 자회사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KDB생명의 올해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산업은행 자회사로서 역할을 하고 경영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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