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성규기자] 불황으로 구조조정 위기에 처한 자산운용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익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관련법 개정을 통해 자산운용사들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높은 상품과 특화된 전략을 펼치는 곳만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해 8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자산운용사의 인가 취소 사유를 '6개월이내 영업을 하지 않은 경우'에서 '6개월이내(부동산·특별자산운용사는 1년) 펀드 수탁고가 없는 경우'로 변경했다.
수탁고가 전혀 없는 부실 운용사가 '영업은 하고 있지만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서 제재를 회피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자산운용사의 펀드수탁고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1분기 순이익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체 자산운용사 운용자산중 펀드수탁고 비중은 53.4%로 전년말대비 0.6%p 감소했다. 이는 주식형 펀드의 지속적인 침체 등 펀드시장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전체 자산운용사의 순이익도 전분기대비 29.4% 감소했다. 영업수익도 383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50억원(1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결산 펀드에서 발생한 성과보수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수수료수익 등이 감소한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영업규모 상위 10개 운용사의 영업수익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236억원이 감소했고, 이들의 영업이익도 전분기대비 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자산운용업계의 '큰손'들부터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음을 보여줬다.
업계의 양극화 현상도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분기 전체 순이익 상위 10개사의 이익점유율은 80%에 달한다. 반면 전체 운용사대비 적자 운용사 비율은 37.4%로 나타난 것. 게다가 적자 운용사의 절반 정도가 연속 분기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
이처럼 자산운용업계의 수익구조가 어려워지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거시경제 측면에서 전세보증금·교육비 등 의무성 지출이 많아져 펀드로 흘러들어갈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금융위기 이후 자본시장에서 아직 펀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개인투자자들에게 펀드시장 자체에 대한 신뢰 회복이 안 되고 있다"며 "수탁고도 그때 수준에서 회복이 안 되고 있는데 영업비용은 계속 많이 들어가게 되니까 더 나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앞으로 업계 구조조정까지 예상되는 어려운 상황에서 운용사들은 생존을 위한 대책을 스스로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결국 수익이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고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높이는 게 자산운용업의 근간"이라며 "물론 개인이 자산 투자 여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려면 거시경제도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소 운용사들의 경우 특화된 상품에 집중하는 전략이 수익개선에 효과적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심수연 연구원은 "일부 중소형 운용사들의 경우 헷지펀드 등에 특화해 실적이 좋다"고 말했다.
◇전체 자산운용사 분기순이익 추이 (자료제공=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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