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팬택, 관건은 '자생력'
2014-07-24 17:59:41 2014-07-24 18:04:00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팬택이 한숨 돌렸다. 이동통신 3사가 1800억원의 매출채권 상황유예안 수용 방침을 밝히면서 채권단의 결정만 남게 됐다. 팬택은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지만 향후 워크아웃 기간 동안 어떠한 자구책을 펼칠 지가 관건이다. 답은 결국 자생력에 있다.
 
팬택 관계자는 24일 "이동통신3사의 결정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라며 "채권단의 최종 결정이 남아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번 결정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라고 밝혔다. 또 워크아웃 기간 동안 자구책을 펼쳐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채권단은 이통 3사가 회신을 내놓은 만큼 내부 논의를 거쳐 최종 회생안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이뤄진 팬택 정상화 방안 채택 결의가 이통사들의 출자전환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출자전환을 상환유예로 바꾼 수정안에 대한 각 채권은행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팬택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5일 오후 3시 이통3사 제안 건에 대한 논의를 위해 채권단 실무자 회의를 소집했다. 다만 채권단이 그간 이통 3사를 강하게 압박한 터라 수정안은 사실상 수용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다.
 
이로써 팬택의 워크아웃은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일단 25일 팬택 협력업체들에 지급해야 할 28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팬택의 상당수 협력업체 역시 도산 위기에 직면한 상태여서 이동통신사가 팬택의 단말기 구매를 재개해야 한다. 이통사에 대한 채권 상환 역시 2년 늦춰졌을 뿐, 사라진 게 아니다. 결국 시간만 벌었다는 게 정확한 평가다.
 
때문에 향후 관건은 이통사가 정한 유예 기간 내 팬택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앞서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는 그간 전략의 차별화가 부족했음을 인정하면서 "향후 국내시장에서의 전략 차별화를 통해 일정한 점유율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완전히 다른 제품을 해외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는 계획도 전했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우선 팬택이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이 다양한 제품 믹스를 활용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이 가능했었다면 진작 했겠지만 여력이 없었다"며 "삼성, LG와 같은 제품 믹스를 위해서는 신흥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 판매가 필요한데, 경쟁자가 너무 많고 이통사 네트워크와 대규모 투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스마트폰 시장 구도가 자본을 중심으로 한 생산력, 마케팅, 유통력에 따라 좌우될 정도로 변화된 점도 팬택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난제다. 상향 평준화로 스마트폰 간 차별성이 사라지면서 팬택이 기대야 할 것은 현재로서는 토종기업에 대한 국민정서 외에는 딱히 없어 보인다. 다만 아이언 시리즈에서 보여준 기술력은 차별화의 단계로 인식될 수 있다. 길은 팬택 스스로 찾아야 한다. 오뚝이 정신을 되새길 때다.
 
◇(왼쪽부터)문지욱 중앙연구소 소장(부사장), 이준우 사장, 박창진 마케팅본부 부사장(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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