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활용한 아이디어 '탈취' 막는다
2014-08-07 12:00:00 2014-08-07 13:32:36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스펙열풍을 등에 업고 급증한 각종 공모전이 앞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싼 값에 아이디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실시해오던 공모전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약관' 시정에 따라 그 '장점'을 잃게 됐기 때문.
 
공정위는 공공기관과 주요 대기업이 실시하던 31개 아이디어 공모전 약관조항을 심사해 지식재산권 귀속·사용 관련 불공정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7일 밝혔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지식재산권 분야의 불공정약관을 심사를 강화, 시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특허청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공모전 응모작의 저작권을 창작자에게 두라는 권고를 낸 바 있으나, 직접적으로 시정조치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황원철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공모전 주최 사업자가 응모자의 아이디어를 부당하게 탈취하고 유용하는 등 지재권 관련 피해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며 "불공정약관이 창조경제 구현에 장애요인이 돼온 것으로 판단해 이같은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시정조치를 받게 된 주최측은 ▲한국도로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국제협력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력공사 ▲ 한국공항공사 ▲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마사회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롯데쇼핑 등15곳이다.
 
이들은 공모전 약관에 "응모작(또는 수상작)에 대한 일체의 권리가 주최기관에 귀속된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공정위는 이를 "응모자(또는 수상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시정했다.
 
앞으로 주최측은 응모자의 창작물을 사용하려면 별도의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
 
한편 지난해 12월 특허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2500여건 이상의 공모전이 열리고 있다. 이중 발명과 디자인, 저작물 등 지재권 관련 공모전이 800여건(30%)이다.
 
이번에 시정조치를 받게 된 공모전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도 못 미치는 것.
 
이와 관련 황원철 과장은 "공공기관과 대기업들이 실시하는 공모전의 비중이 높아 먼저 시정했다"며 "다른 기업들에도 파급효과가 미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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