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골드만삭스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자금을 다음 달부터 갚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네스 루이스 BoA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스트레스테스트'가 완료되면 정부로부터 받은 450억달러의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자금을 상환하겠다고 말했다.
루이스 CEO는 "주가 상승 및 주택가격 하락세 둔화 등 지표를 보면 경기침체가 바닥에 다다르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금융시스템이 안정되는 즉시 구제자금을 상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BoA는 올해 안으로 지원받은 구제자금 모두를 갚을 계획이다.
앞서 골드만삭스도 당초 연말 쯤으로 예정했던 100억달러의 구제자금 상환시기를 다음 달로 앞당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최근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위원장과 이 같은 방침을 논의했으며 다음 주 초 재무부 관계자들과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골드만삭스와는 달리 BoA의 구제자금 조기상환이 실제로 가능한 지에 대해 월가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프리드먼과 램지그룹 등의 금융 애널리스트인 폴 밀러는 "규제 당국이 앞으로 예상되는 장부상 손실을 감안, BoA의 자금 상환을 막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oA가 무리하게 구제자금을 조기 상환하려하는 것은 AIG 거액 보너스 파문을 계기로 정부가 구제자금을 지원한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을 더욱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구제자금을 상환하게 되면 이들 은행 입장에서는 경영진 연봉 제한을 피할 수 있고 연봉 제한을 받는 다른 금융회사들로부터 유능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나는 장점이 있다.
또한 미 정부의 입장에서도 은행들이 자력으로 구제자금을 상환할 경우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러나 구제자금을 상환할 형편이 안 되는 금융기관들의 경우, 또 다시 시장에서 부실 기관으로 낙인이 찍혀 주가 급락 및 재무건전성 악화 등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해 메리디스 휘트니 전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웰스파고나 씨티는 구제자금을 조기에 갚기 힘들 것이며 BoA 역시 조기상환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미 재무부가 타은행에 생길 부작용을 우려, 골드만삭스에 구제자금 상환을 금융시장이 확실히 안정된 이후로 미룰 것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럴 경우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를 고의로 지연시킨다는 납세자들의 비판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
이래저래 구제자금 조기상환을 둘러싸고 미 정부의 고민은 당분간 깊어질 전망이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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