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4년제 대졸자의 하위 20%, 2년제 대졸자의 하위 50%가 고등학교 졸업자들에 비해 임금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교육의 양적 팽창과 교육 지출의 확대가 인적자본 형성으로 효과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교육거품' 현상이 심각한 것.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구조조정정책이 교육거품의 근본원인인 부실대학 퇴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하위권 부실대학의 퇴출이 원활하게 작동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1일 내놓은 '한국은 인적자본 일등 국가인가?:교육거품의 형성과 노동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학진학률의 지속적 증가로 지난 2010년 전체 노동인구 중 대졸자의 비중이 약 60% 수준에 이르렀다.
15~64세 노동인구의 평균 교육연수도 1960년 4.6년에서 2010년 12.6년으로 증가하는 등 한국 교육의 양적 성장과 학업 성취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교육의 양적 팽창과 함께 교육투자 역시 급격히 늘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정부의 교육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965년 2.3%에서 2010년 4.6%로 증가했다.
1990~2009년 기간 동안 사교육비와 등록금 형태의 민간 교육 지출도 학생당 연간 114만8000원에서 510만6000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대학진학의 증가와 이를 위한 사교육비의 급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 교육의 양적 팽창과 교육 지출의 지속적인 확대는 양질의 인적자본 형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심각한 '교육거품' 현상만 뿌리내리게 했다.
실제 KDI가 성별 및 경력별 구성의 변화를 통제하고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년제 대졸자의 하위 20%와 2년제 대졸자의 하위 50%가 고등학교 졸업자들에 비해 임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중은 1980년 약 3% 수준에서 2011년 23%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
KDI는 "한국의 대학교육체계에 교육거품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대학의 수평적 다양화를 촉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주호 KDI 겸임연구위원은 "부실대학 퇴출, 대학 특성화, 연구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고등교육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대학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혁 KDI 겸임연구위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구조조정정책은 교육거품의 근본원인인 부실대학 퇴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특히 하위권 부실대학의 퇴출이 원할하게 작동되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 요구되는 교육부의 역할은 부실대학 퇴출에 대한 확실한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성창 KDI 전문위원은 "4년제 대졸자의 하위 20%, 2년제 대졸자의 하위 50%의 임금이 고졸자보다 낮다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대학구조조정정책을 교육관료들의 주도하에 폐쇄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인 학부모, 학교, 교원 등의 이해가 충분히 반영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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