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LG유플러스가 올 들어 가장 양호한 경영 성적표를 내놨다. 무선 시장의 경쟁이 완화된 탓에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 반면 고가요금제 중심의 LTE 가입자가 꾸준이 증가한 영향이다.
27일
LG유플러스(032640)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7% 증가한 1745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지난 2분기의 980억원에 비해서는 78% 급증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82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6%, 전분기대비 144.5% 확대됐다.
다만 이 기간 매출은 2조761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1% 감소했다. 직전분기에 비해서도 0.4% 줄은 것. 단말 매출이 666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6% 위축된 영향이 컸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에 3분기 영업이익률은 6.3%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2%와 직전분기의 3.5%에서 모두 개선됐다.
◇LG유플러스 3분기 요약 재무제표(자료=LG유플러스 IR자료)
◇마케팅 비용 감소·유무선 가입자 확대.."실적 개선 발판"
LG유플러스는 광대역 LTE-A 설비 투자 증가로 자산 관련 비용이 늘었지만 무선 경쟁 완화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해 영업이익이 개선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의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중(자료=LG유플러스 IR 자료)
실제로 마케팅 비용으로 분류되는 판매수수료(-3.1%), 광고선전비(-11.4%), 상품구입비(-25.7%) 등의 항목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중 역시 22.8%로 1분기의 27.3%에서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연출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도 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LTE8 무한대 가입자가 늘어나며 전체 가입자 규모가 확대된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 3분기 LTE 가입자 수는 818만2000명으로 전분기보다 369명 증가했다. 전체 무선 시장에서 LTE 가입자의 비율은 73.3%까지 높아졌다.
고가요금제 비중이 높은 LTE 가입자가 늘며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도 3만6159원으로 전분기(3만5636원)보다 1.5%, 전년 동기(3만4495원)보다 4.8% 많아졌다.
IPTV를 중심으로 한 유선 시장의 성장세 또한 실적 개선의 발판이 됐다.
IPTV와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지칭하는 TPS의 매출은 337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1% 증가했다. 그 중 IPTV 매출이 1000억원으로 45.5%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VOD, 홈쇼핑 등 부가서비스 수익 증대와 고가치 상품인 'U+ tvG 14 요금제' 신규 유치율 등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가입자 수 역시 187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30.3% 증가해 전체 TPS 가입자 증가율(10.1%)을 크게 상회했다.
반면 데이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1% 감소한 3473억원을, 전화 매출은 5.1% 위축된 1071억원으로 나타났다. IDC, 전용회선 경쟁이 심화되고 국제전화 수익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다.
그럼에도 보안성이 강화된 간편결제 서비스 'U+페이나우'가 포함된 e-biz 사업부문이 4.3% 성장한 점은 고무적이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의 확대로 향후 시장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영섭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장(부사장)은 "All-IP 기반의 유무선 경쟁력을 기반으로 광대역 LTE-A 시장 뿐 아니라 컨버지드 홈 시장에서의 리더십도 강화해 질적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단말기유통법 등의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 적극 동참하고 건전한 유통 시장 활성화와 소비자 혜택 강화를 위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주도, 회사와 주주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단통법·아이폰 영향은 제한적.."관건은 ARPU"
LG유플러스가 2분기의 부진을 털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연말까지 '서프라이즈'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통상적으로 4분기에는 콘텐츠 비용 등 영업적 부분 이외의 수수료 정산으로 비용 지출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단통법의 영향력도 생각만큼 클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았다. 단통법으로 통신 시장이 침체된다면 가수요의 감소로 기업의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겠지만 침체 정도가 크지 않아 차이는 미미할 것이란 설명이다.
10월의 보조금 지급 형태가 4분기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기도 어렵고, 통신사의 마케팅 전략이 바뀔 수 있다는 점 역시 단통법의 여파를 섣불리 재단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이 밖에 LG유플러스가 처음으로 도입하는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도 실적 개선을 이끌기보다는 핸디캡을 없애주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예견됐다.
단통법과 아이폰이 실적에 반영이 된다면 적어도 내년 1분기는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4분기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아주 우수한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관건은 ARPU의 증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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