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이달 들어서 14일까지 지수는 11%가 올랐다. 단기간에 너무 가파르게 올라서 지수의 단기과열논쟁도 나오고 있다.
수급면에선 단연 2조원가량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국내 투신은 4월 들어서만 무려 1조3000억원을 매도하고 있다. 투신권의 매도가 유난히 많은 이유 어디에 있을까?
◇ 주식 비중조절과 고객 환매요구에 응하기 위한 매도
첫번째 원인은 투신 펀드의 주식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비중조절차원에서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는 것.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4월10일 현재 주식투자비중이 높은 성장형펀드를 기준으로 봤을 때 주식편입비중이 92%로 상당히 높고, 인덱스펀드와 차익거래 펀드쪽도 주식편입비가 각각 82%와 70%로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펀드의 주식편입비가 높아진 것은 투신이 지난달 초에 주식을 많이 사들인 이유도 있지만 최근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평가액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주식편입비중이 92%가 채워진것은 지수가 1700선 중반이었던 지난 2008년 4월 이후로 최고치인데 강세장이 아니면 통상적으로 10% 정도는 현금비중을 유지하는 기관의 운용패턴을 감안하면 최근 이 주식편입비를 낮추기 위한 매도는 당연하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두번째 원인은 지수가 지난 3월 이후 30% 이상 오르면서 펀드가입고객의 환매가 일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비한 자금 마련 위해서 매도하고 있는 것인데, 이에 대해 대우증권은 "2008년 이후 지수 1150~1350선에선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설정규모가 큰 대형펀드 쪽에서 이번 단기반등 목표치를 1350~1400선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 달 들어서 투신의 매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단 견해도 나온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도 “4월 들어 투신권의 차익거래관련 매도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선물과 연계하지 않은 순수한 주식현물쪽에서만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 1350선은 여러 요인이 혼재된 구간
투신권의 매도가 고객의 환매와 주식편입비중 조절차원이었다는 점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1350을 목표치로 잡은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1350인가?
일단 1350선은 밸류에이션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로 높은 수준인데다 2005년이후 주식매물이 16%가 누적되어 있는 구간으로 장기로 봐선 상당히 두터운 매물대가 형성돼 있다.
특히, 동지수대에선 주식형 펀드의 순유입액도 많았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이 집계한 2005년 1월~2009년 4월 사이의 주식형펀드 유출입 동향을 보면 지수 1400선 이하에서 유입된 자금은 모두 21조원으로 전체 펀드 유입액의 32%를 차지했다. 따라서, 현 지수대에선 환매 가능성도 그만큼 높은 상황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수 1350선 이하에선 10조8000억이 유입돼 전체 펀드 유입의 17%를 차지했고, 1350선에서 1400선까진 10조원이 순유입되서 전체 펀드 순유입액의 15% 비중을 보였다.
또, 지수 1400에서 1600선까진 전체의 3%인 2조원이 순유입됐고, 1600선 이상에선 전체 펀드의 약 65%인 44조원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 대우證 “투신권 매도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
대우증권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1200선 위에선 총 3700억원이 주식형펀드에서 유출됐고, 1300선 위에선 모두 1300억원이 빠져 나갔다.
또, 지수가 1200선을 돌파한 지난달 24일 이후로 환매된 금액만 3200억원에 달한다.
한꺼번에 많은 자금이 빠져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펀드 환매가 진행되고 있어 수급이 붕괴되진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하는데.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펀드환매 등으로 투신의 매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방향성 판단을 위해선 보다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며 "최근 시장이 단기에 급등한 면은 부담이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투신의 매도가 시장에 끼칠 영향을 중립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급을 전망하는 것은 워낙에 조심스럽고, 힘든 작업이다. 투신권의 매매형태로만 증시의 수급과 방향성을 전망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투자자들은 투신권 매도에 대한 신중한 분석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