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은행들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며 글로벌 금융완화 대열에 합류했다.
4일 인민은행은 현행 20%인 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 포인트 인하한 19.5%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은행의 예금 총액 비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풀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12년 5월 이후 2년 9개월만에 나온 조치로 시중에 약 6000억위안(960억달러)의 자금이 공급될 것이란 전망이다.
◇성장 둔화 우려에 인민銀 완화행렬에 동참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는 이미 예상했던 시나리오다. 그 동안 대출 규제 완화와 추가 유동성 공급이라는 미시적인 조정을 단행했지만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제조업 지표 부진과 물가 하락 등 경제둔화 우려가 점증되는 상황에서 당국도 손을 놓고만 있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중국은 지난해 24년 만에 가장 부진한 경제성장률(7.4%)을 보였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8로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의 경계선인 50을 밑돌았다. HSBC 서비스 PMI 역시 51.8를 기록, 확장을 지속했으나 6개월 연속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소비자물가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3개월째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완화 행렬도 인민은행을 압박했다. 지난달 스위스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를 시작으로 덴마크, 유럽중앙은행(ECB)의 바주카포 양적완화, 인도, 캐나다, 터키, 호주 등 주요 중앙은행의 잇따른 금리인하 행진이 이어졌다.
◇中지준율 인하는 시작..실탄 많아
전문가들은 뒤늦게 양적완화 대열에 합류한 인민은행이 앞으로 더 과감하게 유동성 조절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중앙은행과 달리 실탄이 충분하고 여건도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 지급준비율 (자료=로이터통신)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는 각각 19.5%, 5.6%로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 카렌 워드 HSBC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 있다"며 "금리도 비교적 높은 편이고 채무도 비교적 낮다"고 말했다.
추가 조치를 기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은행 대출 확대와 이번 지준율 인하만으로는 국면 전환이 어렵다는 것이다.
장즈웨이 도이치증권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지급준비율 인하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나 전체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역부족"이라며 "좀 더 적극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오는 3월 추가로 지준율을 인하할 수 있으며 2분기쯤에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화장춘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부동산 시장 침체와 지방 정부 채무 부담과 레버리지 해소 등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성장이 더욱 부진할 수 있어 적극적인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무라 증권은 오는 2분기에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 추가 인하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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