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가인. (사진제공=미스틱 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28)이 새 솔로 앨범으로 가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가인은 지난 12일 솔로 앨범 '하와(Hawaah)'를 발표했다. 더블 타이틀인 '애플(Apple)'과 '파라다이스 로스트(Paradise Lost)'를 비롯한 수록곡들은 17일 현재 각종 온라인 음악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며 사랑을 받고 있다.
가인은 앨범 발매 전 과감한 콘셉트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예고해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애플'은 일부 가사 때문에 지상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고, 섹시한 전신 타이즈를 입고 선보이는 '파라다이스 로스트'의 원래 안무는 '지상파용'으로 수정됐다.
하지만 가인의 음악엔 '선정적'이란 꼬리표 대신 '파격'과 '예술'이란 평가가 따라붙고 있다. 섹시한 노래와 안무 속에 분명한 스토리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가인은 새 앨범의 콘셉트로 창세기 속 인물인 '하와'를 내세웠고, 픽션이 가미된 하와에 대한 이야기를 앨범 전체에 담아냈다.
이번 앨범의 '리릭 프로듀서(Lyric Producer)'를 맡은 김이나(36) 작사가는 "모든 상업 음악엔 섹시함이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가인의 가사를 쓸 땐 섹시함에 대해 입체적으로 접근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의 반대 의미로서의 여성뿐만 아니라 하나의 주체로서 여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 말해도 말이 되는 이야기를 노래에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앨범 전체의 스토리텔링을 담당하는 '리릭 프로듀서'는 가요계에서 생소한 개념이다. 그만큼 가인 측은 앨범의 스토리텔링에 공을 들였다. 또 가인은 현대 무용을 접목한 안무를 선보이며 예술성을 더했다. 단순히 대중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목적으로 선정적인 노래와 안무를 내놓는 걸그룹들이 가요계에 적지 않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가요 관계자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것은 아담과 이브라는 표현인데 이브 대신 이브의 히브리어 표현인 하와를 쓴 것이 신의 한수"라며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콘셉트와 노래를 통해 기존 여자 가수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앨범의 프로듀싱에 대한 높은 평가를 내렸다.
가인의 퍼포먼스 장면이 담긴 '파라다이스 로스트'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상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 후 4일만에 300만뷰를 돌파했다.
가인 측 관계자는 "가인이 퍼포먼스 디렉팅에 직접 참여할 만큼 이번 앨범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며 "스토리가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가인은 '포스트 이효리'에 가장 근접한 후보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3 첫 솔로곡 '텐미닛'을 발표한 이효리(36)는 국내를 대표하는 섹시 여가수다. 이후 많은 후배 가수들이 '제2의 이효리'를 표방하고 나섰지만, 성공을 거둔 경우는 드물었다.
가요 관계자는 "섹시를 내세운 여가수는 많았지만 메시지를 던지는 가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가인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예술성이 가미된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가요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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