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지난 2012년 이케아의 국내 진출이 확정되자 가구업계는 크게 술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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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009240)은 사업 다각화와 매장 대형화 등으로 차분히 대응해 나갔다. 그 결과 지난해 30% 성장한 실적과 해외거대 자본에 맞선 토종기업의 이미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런 한샘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영세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악덕 기업이라는 오명을 쓸 위기에 처했다.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 또한 중국산 저가 원자재로 크게 훼손당할 위기에 처했다.
한국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은 지난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샘이 중국 저가제품 대량공급으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한편, 계열사인 한샘이펙스에 일감몰아주기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부거래율이 최대 70%에 달한다.
한샘은 즉각 "최대 비중은 56%이며, 그 비중도 줄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혹감마저 감추지는 못했다.
맹성국 한국인조석가공협동조합 이사장은 "내부거래 비중이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중국에서 유통자재를 직접 수입하기 때문이지, (내부거래) 액수 자체는 매년 늘고 있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2010년과 2011년의 높은 배당 문제도 불거져 나왔다. 한샘이펙스의 최대주주가 최양하 한샘회장(지분율 41.3%)과 조은영 한샘 창업주 장녀(35.5%)이기 때문. 사실상의 오너 일가 회사에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높은 수익을 챙기게 하고, 이는 다시 고배당으로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높은 수익성 이면의 저가원료가 인조대리석 시장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샘은 "저가제품이라고 해서 꼭 품질이 나쁜 것은 아니며 품질 역시 고려됐다"며 반박했다. 대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인조대리석 시장에 유독 한샘만 지적된 것은 부당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케아의 중저가 제품에 프리미엄 제품으로 맞서는 전략을 취해온 만큼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한샘이 과거 하청 생산한 18억원 규모 사무용 가구를 자사 제품으로 공공기관에 납품하거나, 2013년 공공구매 시장에 참여했다가 위장 중소기업으로 적발돼 퇴출당한 전례들이 재조명되는 등 여파가 뒤따르고 있다.
한샘이펙스 일감몰아주기와 고배당 논란은 지난 2012년에도 한 차례 제기된 바 있다.
한샘 관계자는 "공공구매에 참여해 납품한 것은 2011년이 마지막으로 해당 법안이 시행되지 전의 일"이라며 "가격과 품질 측면에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제품이라면 얼마든지 거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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