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서울시 지하철 노선을 따라 싱크홀들이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하철 노선과 동공 발생이 연결된 증거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최근 일본 동공탐사 업체 ‘지오서치’와 함께 주요도심 4개 지역을 조사해 동공 29개를 발견했다.
서울시는 동공 중 13개(52%)는 하수, 전력관, 통신관 연결부 손상으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12개(48%)는 굴착복구(전력관 4곳, 지하철 3곳, 상수관 2곳, 하수관 1곳, 기타 2곳) 장기 침하 때문으로 판정했다. 나머지 4곳은 아스팔트 덩어리 등을 동공으로 잘못 검출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서울시는 동공 대책을 세웠다. 노후 하수관 개량 사업을 추진하고 굴착공사장 굴토심의를 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공 발생 위치는 지하철과 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어보인다. 동공이 발견 된 25곳 중 23곳이 지하철 노선 근처다.
실제로 지하철 노선 주변에서 노후관로와 관련이 없는 싱크홀이 발생한 적도 있다. 지난 7일 5호선 장한평역 1번 출구에서 인도가 함몰됐었다. 서울시는 함몰 주변 매설물의 누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하철 주변에 동공과 싱크홀이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동공은 토목 공사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하철 터널 지하수를 뽑아내면 수위가 낮아진다. 그러면 주변이 침하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사 마감 부실로 지하철 노선 주변에 싱크홀이 많이 발생한다는 의혹도 있다. 최근 발생한 싱크홀들이 이런 의혹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2일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삼성중앙역 주변 도로가 함몰됐었다. 그 근처인 코엑스 사거리에서도 지난달 29일 도로가 내려 앉았다. 서울시는 2일 발생한 도로 함몰에 대해 "지하철 공사시 접합부가 불량시공 된 하수관이 집중호우로 이탈됐다"고 결론지었다.
지난 2월 20일에는 용산구 아파트 공사장 주변 인도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서울시는 아파트 건설사가 지하수 물막이 공사를 부실하게 해 땅이 침하됐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서울시 전체에 노후관로가 있는데 동공은 특정 장소에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노후관로는 동공의 2차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행 중인 대형 토목공사장에서 약한 지질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도 지하철 노선을 따라 동공이 많이 발생했었다. 서울시 도로관리과 관계자는 "지오서치 측에서 지하철 노선 주변을 집중 조사하는 것을 선택했다"며 "일본에서도 지하철 노선 주변에 동공이 많이 발생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주변에서 발생한 싱크홀. 이 주변에서 하수관 침수 등 노후관로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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