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상반기 중 우리은행 매각 방안을 확정한 뒤 하반기 중 민영화를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앞. 사진/뉴시스
올 하반기 중에
우리은행(000030) 민영화가 재추진된다. 정부는 민영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우리은행 보유 지분을 쪼개 파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으로서는 기업 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해야하는 입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총 4차례 진행했다가 모두 실패한 우리은행 지분 '일괄매각' 방식이 아니라 '분할매각'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은 48.06%다. 경영권 지분(30%) 등 통매각은 성공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보유 지분을 5곳 이상의 과점주주들에게 분할해 매각하겠다는 것.
금융당국은 시장 수요조사를 통해 기관투자자등 잠재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금융위원회는 상반기 중에 우리은행 매각 방안을 확정한 뒤 하반기 민영화를 재추진하겠다는 업무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지난 2010년부터 은행업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팽배하다”며 “조기 민영화를 이루려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명분은 상당부분 내려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화 방식이 정부의 결정에 달려있다면 우리은행의 몸값을 올리려면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역할이 크다. 우리은행의 주가는 4차례에 걸친 민영화 실패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07년 6월 우리은행(당시 우리금융지주) 지분의 5%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했을 때 주가는 2만2750원.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1만700원(이날 종가기준)으로 당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민영화 때보다는 20% 가량 떨어졌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수익 확대가 필수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분기 2908억원이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전분기 163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1000억원 이상의 분기중 일회성이익을 제외하면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등과 같은 우량 계열사들을 매각하면서 주가가 주춤하고 있다"며 "취임한지 백일이 갓넘은 이광구 행장은 글로벌이나 핀테크 진출로 판을 막 벌리고 있는 터라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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